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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KV=키보토스?…디나미스 원 '블아 자가복제' 논란

디나미스 원,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 모인 신생 업체
전작과 유사성에 韓日 네티즌 "레드 아카이브" 비판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9-03 18:06

디나미스 원이 공개한 '프로젝트KV(가칭)' 첫 프로모션 영상(PV, 왼쪽)과 '블루 아카이브'의 첫 PV 속 장면들을 갈무리한 것. 사진=각 게임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디나미스 원이 공개한 '프로젝트KV(가칭)' 첫 프로모션 영상(PV, 왼쪽)과 '블루 아카이브'의 첫 PV 속 장면들을 갈무리한 것. 사진=각 게임 공식 유튜브 채널

신생 게임사 디나미스 원과 이들이 데뷔작으로 준비 중인 '프로젝트KV'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요 개발진들이 과거 넥슨에서 개발했던 히트작 '블루 아카이브'의 후광을 받기 위해 유사한 작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디나미스 원은 1일 공식 브랜드 페이지와 유튜브, X(옛 트위터)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프로젝트KV'의 공식 일러스트와 첫 프로모션 영상(PV), 세계관 소개 페이지 등을 공개했다.

게임의 배경 세계관은 옛 일본을 모티브로 한 '학료도시 카필라'로, 머리 위에 헤일로가 떠있고 카타나(일본도)를 들고 다니는 신비로운 미소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실제 게임의 장르나 플레이 화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용자는 이들을 이끄는 '스승'의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프로젝트KV 공식 이미지가 X(옛 트위터) 상에 공개된 후 블루 아카이브 일본 팬들도 리트윗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X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프로젝트KV 공식 이미지가 X(옛 트위터) 상에 공개된 후 블루 아카이브 일본 팬들도 리트윗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X 캡처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디나미스 원은 과거 넥슨게임즈에서 '블루 아카이브' PD를 맡았던 박병림 대표를 비롯해 블루 아카이브의 핵심 개발진이 모인 업체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내놓은 결과물이 블루 아카이브와 상당 부분 유사했기 때문이다.

블루 아카이브를 상징하는 키워드로는 '청춘'과 '학원', 그리고 헤일로를 가진 미소녀 등이 꼽힌다. 프로젝트KV 역시 '소녀들의 학원 활극'을 내세운다. 학원도시 카필라와 주인공 '스승'역시 블루 아카이브의 학원도시 키보토스, 주인공 '선생'과 흡사하다. 현재 프로젝트KV 공식 소셜 미디어는 일본어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 점 역시 일본 지역에 앞서 출시됐던 '블루 아카이브'를 떠올리게 하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이 게임의 색감이 전반적으로 붉다는 점에 착안해 '레드 아카이브'라고 부르고 있다. 일각에선 'KV'라는 게임의 가칭이 사실은 '키보토스(Kivotos)'와의 유사성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시장의 반응도 부정적인 편이다. 프로젝트KV가 최초 공개된 시점의 X 리트윗들을 살펴보면 "학생들 머리 위에 헤일로가 있다니", "이 정도면 레드 아카이브라고 불러도 무방", "굉장히 블루 아카이브의 맛이 난다"는 등 두 게임 사이 유사성을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본 매체는 블루 아카이브와의 유사성 논란에 관해 1일 오후 6시 경 디나미스 원 공식 사이트를 통해 질의 메일을 보냈으나 3일 오후 6시까지 관련 답변을 받지 못했다.
디나미스 원이 공개한 프로젝트KV의 캐릭터 '오히토메 코하네(왼쪽)'과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 '카스미자와 미유'의 공식 소개 이미지. 캐릭터 소개 이미지 구성도 닮았다.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디나미스 원이 공개한 프로젝트KV의 캐릭터 '오히토메 코하네(왼쪽)'과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 '카스미자와 미유'의 공식 소개 이미지. 캐릭터 소개 이미지 구성도 닮았다. 사진=각 사

프로젝트KV 관련 논란에 대해 실제 업계인들도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임 시절 회사의 적지 않은 투자를 받았고 퇴사했음에도 재직 시절 개발한 것과 유사한 게임을 내놓는다는 것은 기업 윤리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넥슨게임즈의 올 2분기 공시에 따르면 현재 디나미스 원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즉흥환상' 김인 아트 디렉터, '이사쿠상'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 등은 퇴사 전 각각 7억6008만원, 6억9383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같은 시점에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의 5억원, 김용하 블루 아카이브 총괄 프로듀서(PD)의 5억2670만원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받은 셈이다.

서브컬처 콘텐츠 시장에 정통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학료도시, 스승 등 주요 키워드들은 물론 일러스트, 소개 문구에 명시된 세부적인 요소 상당수가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를 연상시키도록 디자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냉정하게 말해 지금까지의 프로젝트KV는 블루 아카이브에서 새로울 게 거의 없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문화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로 재직 중인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프로젝트KV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어서 현재로선 위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적지 않게 감지되는 것은 향후 흥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이 협회장은 "이용자들의 자발적 보이콧은 사회 상궤, 도덕적인 관점에서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소비'가 게임 영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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