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17,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는 연착륙(soft landing) 코스로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속보치 2.8%보다 높은 3.0%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8월 18∼2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1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2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대체로 2분기 순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비도 안정적인 증가세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국 경제가 회복력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사라지고 있고, 현재로서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하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가 연착륙 코스로 가면 연준이 9월 중순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는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이고, 이를 0.5%포인트로 올리는 ‘빅 컷’ 확률이 그만큼 낮아졌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점점 0.25%포인트 인하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9일 오후 현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67.5%,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32.5%로 집계됐다. 불과 하루 전까지는 0.25%포인트 62%, 0.5%포인트 38%로 나타났었다.
금융 리서치 업체 FWDBONDS의 크리스토퍼 럽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올 2분기에 기업 순익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감원하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가능성이 그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8월 실업률이 전달과 같은 4.3%를 기록하거나 4.2%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 실업률은 5월에 4.0%, 6월에 4.1%, 7월에 4.3%로 꾸준히 증가했다. 실업률이 4개월 연속으로 상승했으나 이는 외국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에 유입됐음에도 이들이 일자리 통계에 잡히지 않은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로이터가 짚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잠정치)이 3.0%(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당시 1.4%에 비해 올라간 것이고,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 2.8%에 비해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도 증가세를 보였다. 2분기 개인소비 증가율은 속보치의 2.3%에서 2.9%로 상향 조정됐다. 개인소비의 2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1.57%포인트에서 1.95%포인트로 올랐다.
인플레이션 지표는 약간 내려갔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분기 2.5%,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8%로, 각각 속보치 대비 0.1%포인트씩 내려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8월 18∼2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1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2000건 감소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월 11∼17일 주간 186만8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3000건 늘었다. 이는 2021년 11월 21∼27일 주간(187만8000건) 이후 약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