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제시한 경제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더욱 진보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바이드노믹스 2.0’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리스는 중산층 강화와 생활비 절감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며, 법인세 인상과 부유층 증세, 아동 복지 확대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했다.
이는 경제 성장을 견인할 잠재력이 있지만, 동시에 재정적자 확대와 시장 변동성 증가라는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최근 배런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 해리스의 새로운 경제 정책
해리스의 경제 정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중산층 강화를 위한 주택 정책과 아동 복지 확대다.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첫 주택 구입자에 최대 25,000달러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동 복지 측면에서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연간 3,600달러의 영구적인 세금 공제와 자녀의 생후 첫해에 최대 6,000달러의 추가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 이는 아동 빈곤 감소와 가계 경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기업과 부유층 증세다.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고, 연 소득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상을 검토 중이다. 또한, 초부유층의 미실현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 도입이다. 이는 재정 확보와 소득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하지만, 기업 활동과 투자 위축의 우려도 제기된다.
셋째, 인프라와 녹색 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계승하면서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후 인프라 개선, 청정에너지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재정 부담 증가라는 과제도 초래한다.
초당파적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는 해리스의 새로운 정책이 10년 동안 약 1조700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이미 높은 수준인 미국의 국가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해리스 정책이 주식 시장과 기업 활동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경제 성장과 소득 불평등 해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아동 빈곤 감소와 중산층 강화는 장기적 경제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동시에 다양한 복지의 증대는 재정적자 확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법인세 인상은 기업 이익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실현 자본이득 과세는 특히 신생 기업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해리스 경제 정책은 한국 경제와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는 한국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법인세 인상은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녹색 에너지 정책 강화는 한국 배터리, 전기차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지만, 동시에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비용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이런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기회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들도 이런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법인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프라와 녹색 에너지 관련 섹터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제 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의회 구성에 따라 해리스 정책 실현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리스의 경제 비전은 중산층 강화와 경제 성장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재정적자와 시장 변동성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는 미국 경제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유권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정책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향후 전개될 정치적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해리스의 ‘바이드노믹스 2.0’, 곧 ‘해리스노믹스’가 미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아니면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지는 앞으로의 정책 실행과 경제 상황에 달려있을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