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가 2일(현지시각) 공개한 7월 고용동향에서 신규 취업자 증가폭이 급격히 둔화되고, 실업률은 4.3%로 껑충 뛰면서 미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졌고, 그 여파로 2일에 이어 5일 주식 시장이 폭락하면서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8일에는 뜻밖에도 평소 같으면 시장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통계가 주식 시장을 연중 최고의 날로 만들었다.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뉴욕 주식 시장이 이번 주 어디로 튈지는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지난 주 요동쳤던 시장이 1주일 전체로는 크게 변동이 없는 상태로 마감함에 따라 안정 흐름 속에 횡보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높다.
급락 뒤 급등
뉴욕 주식 시장은 지난주 일본 닛케이 지수 폭락세 충격이 더해지면서 폭락세로 출발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2.6% 급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3.0%, 3.4% 폭락 마감했다.
연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65% 폭등해 38.57로 치솟았다.
'극심한 변동성'을 가리키는 30선을 뛰어 넘었다.
그러나 시장은 8일 급등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1주일 전보다 1만7000명 급감한 23만3000명에 그쳤다는 소식이 경기 침체 우려를 날려 버린 덕이다.
다우 지수는 1.8%,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2.3%, 2.9% 폭등했다.
또 VIX는 15% 폭락해 23.70으로 떨어졌다. '극심한 변동성'에서 벗어난 것이다.
결국 지난 1주일 전체로는 뉴욕 주식 시장 낙폭은 크지 않았다.
다우 지수가 0.6%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을 뿐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4%, 0.18% 하락에 그쳤다.
CPI보다 주간 신규실업에 초점
이번주에는 크게 주목할 기업 실적 발표가 뜸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와 고용 지표에 집중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13일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14일에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PPI는 전년동월비 2.3%, CPI는 6월과 같은 3% 상승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 양대 인플레이션 지표는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 과열 양상을 보이지 않는 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8일 주간 신규실업 수당 신청자 통계 발표로 미 경기 침체 우려가 급속히 후퇴하고, 이에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급격한 금리 인하, 심지어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이라도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급속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시장에서 한 때 한창 분위기가 달아올랐던 0.5%포인트 금리 인하라는 빅스텝 전망도 일축하며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입장을 나타내고 있고, 투자자들도 이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결국 연준의 9월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과열 상태를 보이지만 않는다면 시장은 7월 CPI, PPI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이번에도 15일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통계가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같은 날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매매출, 산업생산, 제조업 생산 역시 미 경제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핵심 지표인 소매매출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집중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7월 소매매출이 전월비 0.3%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울러 16일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8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에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 실적 발표는 지난주를 끝으로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이번주에는 뜸하다.
13일 주택 개량 자재를 판매하는 소매체인 홈디포가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15일에는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와 농기구 업체 디어의 실적 발표가 있다.
미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고 있는지를 이들의 실적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