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캐리 트레이드'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며,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엔화 강세, 미국 주식 시장 직격탄
CNBC에 따르면 투자 연구 포털 에릭(ERIC)의 공동 창립자인 러셀 네이피어는 "엔화 환율은 글로벌 시장의 주요 동력"이라며, 최근 엔화 강세가 미국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엔화는 미국 달러 대비 8% 상승하며 1달러당 148.84엔을 기록했는데, 이는 7월 초 1달러당 161.96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네이피어는 엔화 강세로 인해 미국 주식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 국채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엔화 강세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수익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촉발시키면서 미국 주식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의 종말,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 키워
네이피어는 "미국 주식시장이 엔화 강세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미국 주식 평가가 글로벌 통화 시스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금융 기관들이 일본 정부 채권을 매수하기 위해 미국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기업 실적 악화도 주식 시장 하락 부채질
미국 주식 시장 하락은 엔화 강세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지표 부진과 기업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데이터와 고용 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일부 대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CNBC에 따르면 연구 기업 BMI의 세드릭 체합은 "일본은행의 강경한 통화 정책, 미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 기업 실적 악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7월~10월은 계절적으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특히 변동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 엔화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 높여야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엔화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글로벌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캐리 트레이드'와 같이 환율 변동에 민감한 투자 전략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네이피어는 "최근 엔화 환율 변동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본을 회수하는 시기에 미국이 지속 불가능한 경제 상황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기 경고 지표"라며,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엔화 강세는 미국 주식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이는 '캐리 트레이드'의 종말과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엔화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글로벌 경제 상황을 주시하면서 신중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