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상승세를 타다 다시 고꾸라졌던 미 주택 시장은 6월 갑작스러운 주택 매매 계약 급증을 맞았다.
그렇지만 주택 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주택 매매 계약 취소 역시 증가했고,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도 저조했다.
이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은 미 주택 시장 턴어라운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간주되고 있다.
주택 매물 부족으로 부르는 게 값이던 주택 시장 흐름이 이제는 매물 확대 속에 서서히 주택 소유주들 간에 가격 경쟁을 하기 시작하는 흐름으로 돌아서기 직전인 것으로 보인다.
주택 시장이 매도자 시장에서 매수자 시장으로 전환할 채비를 하고 있다.
잠정 주택 판매 급증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은 7월 31일(현지시각) 미국의 6월 잠정 주택 판매가 전월비 4.8%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잠정 주택 판매는 주택 계약을 기준으로 한 주택 판매 통계다.
한달 전인 5월 지표는 전월비 2.1% 감소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급격한 전환이다.
주택 계약을 한지 한 두 달 뒤 주택 매매가 완료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잠정 주택 판매 급증은 1~2개월 뒤 기존 주택 판매가 급격히 증가할 것임을 예고한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런스 윤은 그 배경으로 주택 매물 증가를 꼽았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재고 증가세가 매매 계약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면서 주택 한 채를 놓고 여러 구매자들이 경쟁을 벌이는 강도가 완화됐고, 구매자들에게 좀 더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매 계약 취소
주택 구매 계약이 완료되면 이는 기존 주택 판매 통계로 잡힌다.
기존 주택 판매는 봄 이사철을 맞아 잠깐 반등했지만 올해 전체 성적은 신통찮다.
상반기 연율 기준 기존 주택 판매 규모는 약 410만 채로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상반기를 기록했다.
5월 매매 계약 급증은 이런 흐름이 돌아설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한다.
다만 아직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매 계약이 기존 주택 판매로 이어지기 위한 계약 이행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6월 주택 매매 계약 취소율이 이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6월 계약 취소 규모는 6월에 진행 중이던 전체 매매 계약의 약 15%를 차지했다.
레드핀 애널리스트 릴리 카츠는 분석노트에서 주택 구매자들이 계약 이행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높은 집값으로 인해 구매를 완료하지 못하는 일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기지 금리 하락이 신호
주택 매물이 늘고, 계약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주택 가격, 모기지 금리 부담으로 인해 매매 완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결국 이런 흐름을 잘라 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주택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로 모기지 금리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잠재적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또 기존 집 주인들 역시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 이사를 가려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미 주택 시장이 들썩거릴 채비는 하고 있다는 뜻이다.
모기지은행협회(MBA)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프래탄토니는 모기지 대출에 나서려는 이들이 현재 연준의 금리 인하로 시작될 모기지 금리 하락을 기다리며 대출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로 시작할 모기지 금리 하락이 미 주택 시장을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시키면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