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미국 달러보다 금이 더 수혜를 입을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48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트럼프 재선으로 최고의 수혜를 입을 자산으로 금을 선택한 응답자가 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달러를 선택한 응답자는 26%를 기록했고, 21%의 응답자는 스위스 프랑을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60% 이상이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궁극적으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10% 넘게 하락한 반면, 금 현물 가격은 5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의 감세, 관세 및 규제 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서 자칫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가뜩이나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금값의 고공 행진에 한층 불을 붙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의 그레고리 시어러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투자자 노트에서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재정적자 증가, 준비 자산 다각화 및 인플레이션 헤지 등이 모두 금값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면서 “이러한 요인들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트럼프 2기 시나리오하에서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1기 대통령 재임 기간에 금값이 상승한 것은 부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연방기금 금리가 거의 제로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데 기인한다. 무수익 자산인 금은 2020년 8월 전 세계적인 봉쇄 조치 속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블룸버그는 현재 거시경제 환경이 다시 금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각국 중앙은행은 2022년부터 외환보유액 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톤엑스 그룹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캐서린 루니 베라는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가 강하고 고객 포트폴리오는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기술적이고 구조적이며 펀더멘털적인 요인 모두가 금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