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내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고 있거나 향후 보유하게 될 비트코인을 전량 비축하는 것이 새 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인이 그에 따른 엄청난 부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비트코인을 영구적인 국가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가진 비트코인을 팔아치우지 않고 전략적으로 보유하겠다는 약속을 한 셈이다.
트럼프는 앞으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기존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을 제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놔 눈길을 끌었다. 현재 금의 시가총액은 16조 달러(약 2경2124조원), 비트코인은 1조3200억 달러(약 1825조원) 수준이다.
◇ 트럼프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가격 20% 급상승
트럼프는 다만 비트코인을 금처럼 공식적인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는 구체적인 방안까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28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가격이 그의 발언 이후 20%에 육박하는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전날 미국 동부 기준 오후 5시 40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0% 오른 6만8930달러(약 9550만원)에 거래돼 7만 달러에 근접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미국 정부의 전략 자산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밝혔다.
◇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 법안 제출
이와 관련해 매우 주목받을 만한 후속 소식이 미국 의회로부터도 전해졌다.
공화당 소속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미 재무부로 하여금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 관련 법안을 트럼프의 발언 직후 미 상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100만 개는 달러화로 환산하면 무려 700억 달러(약 96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현재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130억 달러(약 18조원)에 상당하는 21만여 개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규모다.
이 법안은 트럼프가 실제로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참고로,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금은 6000억 달러(약 828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