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뒷걸음질 쳤다. 이는 1분기 깜짝 성장(1.3%)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상반기 전체로 보면 2022년 상반기 이후 최고 성적인 만큼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5%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2022년 4분기 기록했던 -0.5% 이후 최저치로, 시장 전망치(-0.1~0.1%)를 하회한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2.3% 증가했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2022년 4분기 수출 급감으로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분기 0.3%로 반등했다. 이후 이후 2분기(0.6%), 3분기(0.6%), 4분기(0.6%)와 올해 1분기(1.3%)까지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성장률 추락 배경으로는 1분기 성장률이 당초 시장 전망치(0.6%)를 크게 웃돈 1.3%로 급등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꼽힌다.
하지만 소비 충격이 예상보다 심해진 상황에 생산, 투자마저 고꾸라지면서 성장률을 더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지출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서비스 소비가 소폭 증가했지만 재화 소비가 부진하면서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1분기 민간소비는 0.7% 증가하면서 2022년 3분기(+1.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는데, 1분기 만에 감소 전환됐다.
투자도 얼어 붙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주거용)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면서 전분기 대비 1.1%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역시 기계류(반도체제조용장비 등)가 줄어 2.1%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1분기 3.3%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고, 설비투자는 1분기(-2.0%)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이 결과 성장률에 대한 민간 기여도는 -0.2%포인트(p)로 전분기(1.2%p)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정부기여도는 0.1%p에서 0.0%p로 내렸다.
항목별로 순수출 기여도는 0.8%p에서 -0.1%p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5%p에서 -0.1%p로 역시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민간소비 기여도는 0.3%p에서 -0.1%p로 전환했고, 정부소비는 0.1%p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동기 대비 2.8% 성장해 2022년 상반기(3.2%)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년 하반기 2.2%를 기록한 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1.0%, 하반기에는 1.7%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다만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찍은 것은 1분기 깜짝 성장에 기저효과가 크지만 소비 부진이 예상보다 심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상향하면서 상반기에 전 동기 대비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난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1.3%)를 토대로 역산하면 당시 2분기 성장률을 0.2% 정도로 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요 민간연구기관들도 우리나라의 2분기 성장률을 0% 초반대로 예상했는데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온 것은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