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대표하는 고급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BMW의 전기차 판매량이 최근 들어 급증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아우디 등 주요 경쟁사들을 제치고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를 만드는 경쟁업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BMW만 지난 2분기 22%의 전기차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 BMW 전기차만 2분기 판매량 34% 급증
올해 누적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는 19만대를 넘어 BMW그룹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24.6%나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BMW, 미니, 롤스로이스 등 BMW그룹 산하의 여러 브랜드 가운데서도 BMW 로고를 단 전기차의 판매량이 압도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BMW 브랜드의 지난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만 17만9557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4%의 실적 향상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 경쟁사 포르쉐·메르세데스-벤츠 판매 실적은 곤두박질
반면에 BMW 전기차가 거의 독주했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BMW 경쟁사들의 전기차 판매량은 초라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타이틀을 놓고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는 독일 폭스바겐그룹 산하 고급차 브랜드인 포르쉐의 경우 주력이자 대표 전기차인 타이칸의 지난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무려 51%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쉐 창업 이래 전체 라인업 가운데 특정 차종이 50%가 넘는 판매량 감소를 기록한 일이 벌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BMW와 쌍벽을 이루는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지난 2분기 동안 판매한 전기차가 4만5800대에 그쳐 지난해 동기 대비 25%의 판매 감소율을 기록했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의 지난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감소가 없어 경쟁 고급차 브랜드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아우디, 브뤼셀 전기차 공장 폐쇄 가능성
그러나 로이터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이 Q8 e-트론과 e-트론 스포트백 등 주력 아우디 전기차의 수요가 줄어든 것에 대응해 벨기에 브뤼셀에 소재한 아우디 전기차 공장의 조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아우디 전기차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로이터는 “고급 전기차 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브뤼셀 아우디 공장이 문을 닫을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