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테슬라의 판매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사실은 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적어도 전기차 수요 위축은 단기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빼고 주요 전기차 업체들 1분기 실적↑
미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지난 1분기 매출이 213억 달러(약 29조34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분기 매출은 지난 2020년을 마지막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감소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전년 동기 대비 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낙폭이란 점에서 테슬라발 소식은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잘롭닉에 따르면 테슬라를 빼면 전체적인 그림은 많이 다르다.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는 여러 기업들 가운데 포드자동차와 지난 1분기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6%나 증가한 것을 비롯해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85.8%,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66.9%, 리비안의 경우 58.8%, BMW의 경우 57.8%, 현대차기아의 경우 56.1%씩 각각 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대, 기아, BMW, 캐딜락 등 앞다퉈 신모델 출시
블룸버그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의 지난 1분기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이같은 집계 결과를 내놓은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집계 결과는 미국의 전기차 수요가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장 신모델 출시 계획이 없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현대, 기아, BMW, 캐딜락 등 상당수 브랜드가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내놓은 전망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EA는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해 17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EA 보고서는 "최근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과 관련해서도 실제 판매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전기차 산업은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