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량 감소에도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늘면서 달러 강세 효과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결과다. 다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 인센티브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하게 됐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HEV)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도 HEV를 생산해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5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40조6585억원, 영업이익 3조5574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7%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고금리 지속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해외 시장의 수요 확대에 따른 지속적인 판매 성장세에 8%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전세계 판매량은 100만6767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지역별로 국내 15만9967대, 해외 84만6800대다. 국내는 16.3% 감소했고, 해외는 1.9% 증가했다.
1분기 친환경차(상용 포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5만3519대다. 유형별로 하이브리드 9만7734대, 전기차 4만5649대다.
전체 판매량 감소에도 1분기 매출액이 상승한 것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비중 확대와 환율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비싼 SUV 판매 비중은 올해 1분기 57.2%로 1년 전보다 4%포인트(p) 상승했다. 제네시스 역시 같은 기간 5.1%에서 5.6%로 0.5%p 확대했다. 올해 1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1328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의 인센티브 상승에 따른 결과라고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판매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이익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대차의 1분기 판매관리비는 4조8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9%(7410억원) 증가했다. 증가분 절반 이상이 인센티브 등이 포함된 판매 보증비(4720억원)다.
이와 관련,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전무)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센티브가 계획보다 조금 상승했지만, 관리 범위 내에 있다"며 "앞으로도 상승 추세가 이어지겠지만, 하이브리드 판매를 늘려 전체적인 인센티브를 관리 범위 안에 들어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등 글로벌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도 하이브리드를 생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승조 전무는 "HMGMA에서 하이브리드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시설 투자할 예정"이라며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지속해서 투자재 기존 중·대형에서 소형 하이브리드까지 개발해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를 장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내수에서 미출고된 싼타페 하이브리드만 1만4000대"라며 "시장의 하이브리드 요구에 맞춰 최대한 공급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