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제품의 미래로 평가받는 스마트홈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자사의 제품만으로 만들어내는 가전 생태계 조성을 넘어 AI까지 결합해 AI홈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 지분 80%를 인수하고, 향후 3년 내 나머지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기업 인수합병(M&A)은 2022년 전기차 충전업체 애플망고 인수 이후 2년만이다.
LG전자를 움직이게 한 앳홈은 이미 완성된 스마트홈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Homey)’를 필두로 유럽, 북미등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표 제품인 호미 프로(Homey Pro)는 5만여 종의 가전제품과 IoT기기를 연결할 수 있고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지웨이브(Z-Wave) △매터(Matter) 등 다양한 연결 방식을 지원해 개방성이 높다.
스마트홈 구축에 필수적인 것은 호환성으로 가전회사들은 다양한 통신방식을 채택해 가전제품을 출시한다. 따라서 같은 제조사가 아니면 IoT를 이용한 제품 사용에 제약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통일하기 위해 IoT 표준규격인 ‘매터’가 만들어졌지만 호환성이 빠르게 늘고 있지 못하다.
LG전자는 이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앳홈을 인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LG는 LG씽큐라는 플랫폼에서 LG가전제품을 쉽게 조작할 수 있지만 타제조사 제품사용에는 지원범위와 제약이 많다. 앳홈의 IoT 범용성을 LG씽큐와 결합해 제품 지원범위를 확대함으로써 단번에 스마트홈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완성된 스마트홈에 LG전자는 AI도 결합해 스마트홈 보다 한층 진화된 AI홈을 구축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AI가 탑재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LG전자가 자체 개발중인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최근 LG 클로이 로봇에 탑재된 구글 제미나이다. 이외 오픈AI의 챗GPT도 후보로 거론된다.
LG전자는 앳홈 인수를 계기로 ‘인공지능(AI) 홈’시대를 열고 스마트홈을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AI홈 구축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싱스는 상당한 제품간 호환성을 자랑한다. 스마트홈 구축시 연결의 중심이면서 제품간 통신과 정보전달을 담당하는 허브로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허브를 심심치 않게 추천해온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에 연결할 수 있는 각 가전제품의 통신기능 강화와 AI 성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들어 삼성전자가 출시한 15종의 신제품에서 AI가 모두 탑재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G전자와 구별되는 삼성전자의 큰 장점은 모바일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미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였기 때문에 이를 스마트홈과 연계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음성비서 서비스인 빅스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양사가 AI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홈시장의 성장률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시장분석기관인 스태티스타에 의하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규모는 2023년 1348억달러에서 오는 2028년 23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전문가는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가전시장에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관련 가전제품들이 빠르게 출시되고 있는 만큼 호환성과 편리성에 따라 선호도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