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발주 감소세 속 기술 격차 유지 나서
연료전지·암모니아 엔진 탄소 저감 기술 개발
'韓美 조선 협력'으로 글로벌 미래 입지 다지기
"앞으로 기본 선종 '고부가화'가 경쟁력 좌우"
연료전지·암모니아 엔진 탄소 저감 기술 개발
'韓美 조선 협력'으로 글로벌 미래 입지 다지기
"앞으로 기본 선종 '고부가화'가 경쟁력 좌우"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3사가 2분기에도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풍부한 수주 잔고로 실적 성장세를 탈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이러한 호실적을 수퍼 사이클 정점이 아닌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친환경 선박 기술과 조선소 현대화 같은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한미 조선업 협력을 기회로 글로벌 우위 지키기에도 나선 이유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3373억원과 89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9%, 138.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의 매출은 3조2188억원으로 26.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533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중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7.1%, 34.9% 늘어난 2조7124억원 1764억원으로 나왔다. 1분기 말 인도 기준 수주잔고가 △HD한국조선해양 3년 △한화오션 3.7년 △삼성중공업 4.3년으로 풍부한 덕분이다.
조선3사는 2분기까지 이어진 실적 향상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 글로벌 선박 발주가 큰 감소세로 접어들어 기술력 격차가 수주 경쟁에서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영국 해운시황 연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선박 발주량이 1592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다.
친환경 기술 확보가 대표적이다. 세계해사기구(IMO)는 2023년 7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내놓았다. 2027년부터는 글로벌 항해를 하는 5000톤 이상의 선박을 대상으로 연료유의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선사들은 저탄소·무탄소 선박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외 선급·선사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술을 적용한 선박 개발에 나섰고, 소형모듈원전(SMR) 컨테이너선 설계도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개발해 상용화에 나섰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탄소 저감 기술과 암모니아 추진 기술 등의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한미 조선업 협력도 기술 우위와 미래 일감 확보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네덜란드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많은 관심이 조선 분야 협력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하며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보낸 조선분야 협력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HD현대는 미 헌팅턴 잉걸스,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 같은 조선사 뿐만 아니라 학계와도 손을 잡고 미래 조선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화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를 인수해 현대화 작업에 나섰고, 미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 지분 인수도 호주 정부의 승인만 앞두고 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선종은 시장이 작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LNG선의 3배인 벌크선과 탱커, 컨테이너선 같은 ‘메이저’ 선종을 수주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하다”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중국 조선사를 앞서려면 (스마트 야드와 자율운항 같은) 스마트 기술과 저탄소·연료 고효율 기술로 메이저 선종에서 고부가가치를 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