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상승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엔비디아는 27일(현지시각) 157.75달러로 마감하며 사흘을 내리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3조8000억 달러를 넘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1주일 동안 10% 가까이 주가가 뛰었고, 올해 전체로는 17.5%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이틀 뒤인 4일 94.31달러까지 추락했던 엔비디아는 이후 반등에 성공해 27일까지 상승률이 67%가 넘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미국과 중국이 극적으로 무역합의에 이르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다시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세계 기업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뚫는 기업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시총 4조 달러 임박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지난 27일 마감가에서 6.25달러, 3.97%만 더 오르면 된다.
4조 달러 시총이 눈앞에 왔다는 뜻이다.
시총 4조 달러 도달이 임박했지만 엔비디아가 고평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년 1월 마감하는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예상 주당순익(EPS) 4.00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약 41배 수준이다.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편입 기업들의 예상 EPS 대비 PER 평균치인 21~23배보다는 높지만 과거 엔비디아 PER과 비교하면 낮은 축에 속한다.
엔비디아 PER은 2021년 90배, 2022년 62배, 2023년 65배 등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지난해에도 52배로 낮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시총 4조 달러에 도달한다고 해도 이런 지표들로 보면 고평가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 오른다
엔비디아는 AI 설비에 반드시 필요한 그래픽반도체(GPU) 시장을 장악한 업체로 AI 테마를 주도하고 있다.
급속한 AI 확산 속에 지난 2년 동안 매출이 400% 가까이 폭증했다.
모틀리풀은 28일 이런 가파른 성장이 아직 끝나려면 멀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부문은 데이터센터 부문이다. AI가 이 안에 포함돼 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업계의 표준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시장 점유율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AI 가속기는 AI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똑똑하게 일할 수 있게 속도를 높여주는 전용 엔진이다.
높은 시장 지배력 덕에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부문은 지난 1년 매출이 세 배 폭증했다.
또 현재 1200억 달러(약 163조원) 규모인 AI 가속기 전세계 시장은 5년 안에 약 2배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5000억 달러에 그치고(?) 있는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 역시 3년 안에 두 배인 1조 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한 오는 2030년까지 엔비디아 매출은 지금보다 2배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강력한 매출 성장과 순익 증가 속에 엔비디아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엔비디아 목표주가는 시총 4조 달러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대체로 170~175달러 사이에서 목표주가가 형성된 가운데 최근 루프캐피털은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75달러에서 250달러로 대폭 높여 잡았다.
다만 일부에서는 100달러를 제시하기도 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