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가운데 이번 주에는 평소보다 하루짧은 나흘 동안만 거래가 이뤄진다.
오는 7월 4일(현지시각)은 미 독립 기념일로 장이 열리지 않는다.
하루 전날인 3일에도 평소보다 3시간 이른 오후 1시에 거래가 끝이 난다.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와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가 27일 각각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주식 시장이 연초 상승 흐름으로 복귀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연휴를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테슬라 2분기 출하
테슬라는 다음달 2일 올 2분기 출하 통계를 공개한다.
테슬라는 지난 주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다.
지난 22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 출범에 성공한 데 힘입어 23일 주가가 8% 폭등했지만 24일 로보택시 주행 이상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테슬라는 24~27일 나흘 동안 7.18% 급락해 23일 상승 분을 거의 대부분 까먹었다.
다만 이번 주에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 신차가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해 공장에서 고객 집까지 운전자 없이 무사히 배달됐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차 안에는 사람이 없었고, 근처에서 원격 조종도 하지 않았다면서 예정보다 하루 일찍 완전자율주행 배달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그러나 다음달 2일에 발표되는 2분기 출하 통계다.
유럽 판매 실적이 5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 터라 투자자들의 눈 높이는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테슬라가 깜짝 성적을 공개할 개연성도 있다는 뜻이다.
UBS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2분기 전세계 출하 대수가 36만6000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보다 18%, 1분기에 비하면 9% 감소세다.
1분기에 기록한 전년동월비 감소율 13%보다 판매 둔화세가 더 가팔라졌을 것이란 예상이다.
엔비디아
지난 주 5거래일 내내 상승하고, 25일부터는 사상 최고 행진을 한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엔비디아는 지난 주 9.66% 급등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엔비디아에 AI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5일 장 마감 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하며 AI 반도체 시장이 여전히 상승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27일에는 중국 상무부가 미국과 무역합의에 도달했다고발표했다.
양국 합의에 따라 중국은 희토류 대미 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미국은 AI 반도체 대중 수출 규제를 풀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 수출 규제 이전인 2021년 25%가 넘던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지난해 10% 초반대로 뚝 떨어진 가운데 대중 수출 청신호는 엔비디아 주가 추가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7일 JP모건이 공개한 월스트리트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AI 하드웨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구입이 앞으로 3년은 계속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온 것도 엔비디아에는 호재다.
S&P500 지수 더 오를까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S&P500 지수가 추가 상승할지도 투자자들이 눈 여겨 보는 대목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IO) 같은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주식 시장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낙관을 갖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또 이를 뒷받침할 AI가 주식 시장 추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다.
리드는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면서 연준이 우려하는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그저 기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가 결국에는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낙관했다.
7월은 지난 10년 동안S&P500 지수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상승세를 보였던 달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CNBC는 카슨그룹 최고시장전략가(CMS) 라이언 데트릭의 조사를 인용해 지난 10년 동안 S&P500 지수는 7월에는 매번 상승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지난 20년으로 기간을 확대하면 7월은 S&P500 지수가 연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달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 선거 이듬해 7월의 성적은 최고였다고 데트릭은 지적했다.
그는 올해처럼 S&P500 지수가 5월과 6월을 연달아 상승하면 7월에는 지수가 더 올랐고, 그 해 하반기 성적 역시 좋았다고 말했다.
데트릭은 5월과 6월 상승세가 나타났던 지난 16차례 사례에서 15번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무역전쟁
그러나 낙관만 하기에는 숨어있는 복병들도 만만찮다.
트럼프의 상호관세 90일 유예가 다음달 8일 자정이면 끝이 난다는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트럼프는 27일 마감시한 전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상호관세율을 정해 미 교역 상대국들에 통보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멕시코와 더불어 미 양대 교역국인 캐나다에 대해서는 미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방침을 이유로 무역협상을 즉각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무역 전쟁, 관세 전쟁이 주식 시장 발목을 잡을 복병으로 남게 됐다.
다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미 노동절인 9월 1일은 돼야 핵심 교역상대국 18개국과 무역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이런 엄포는 협상용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주식 시장이 트럼프는 막판에 결국 물러선다는 타코(TACO) 트레이드를 지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용동향
주요 경제 지표들도 이번 주에 줄줄이 발표된다.
전미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제조업 지수가 7월 1일, 서비스업 지수는 3일에 발표된다.
3일에는 노동부가 6월 고용동향을 공개한다.
시장에서는 6월 신규 취업자 수가 11만5000명으로 5월에 기록한 13만9000명을 밑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 시장은 3일 오후 1시에 문을 닫고 긴 독립기념일 연휴를 보낸 뒤 7일에 다시 문을 연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