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 1만 7000달러에 달하는 가격 할인에 나섰다. 미국발 관세 여파로 위축된 전기차 수요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9일(이하 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중동, 중남미 등 6개 주요 지역에서 공격적인 판촉 행사를 벌이고 있다.
◇ 아이오닉5·EV9 등 인기 전기차에 대규모 인센티브
할인 대상은 아이오닉5, 투싼, 싼타페, 아이오닉6, 기아 EV9 등 주력 전기차 및 SUV 차량이다. 예를 들어 세르비아에서는 아이오닉5·6 구매 시 최대 1만5000유로(약 2300만 원)까지 할인되며 태국과 칠레에서는 각각 1200만원, 1780만원 수준의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다.
이같은 결정은 미국이 지난달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나온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다른 지역에서 판매를 10% 이상 늘리라”는 내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렉은 “한국 내 일부 공장에서 아이오닉5와 코나EV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는 보도도 함께 전했다.
◇ 미국선 가격 동결 전략…조지아 공장도 가동 중
미국 시장에서는 ‘가격 방어’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부터 ‘고객 안심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이달 2일까지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이 기한을 다음달 7일까지 연장했다. 가격 인상설이 돌았지만 현대차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비중은 전체의 약 24%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60%는 한국에서 수출된 차량이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인 ‘현대모터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설립하고 지난해부터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3열 전기 SUV 아이오닉9 생산도 본격화했다.
이 공장은 연간 30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필요시 최대 50만대까지 확장 가능하다. 아이오닉5는 트림별로 4만2500달러(약 5910만원)부터 시작되며 6월 기준 리스 가격은 월 179달러(약 25만원)부터 책정됐다. 아이오닉9은 월 419달러(약 58만원)부터 리스 가능하며 최대 1만3000달러(약 1810만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아이오닉5 또는 아이오닉9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가정용 충전기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