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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경제, ‘트럼프발’ 각종 악재들에도 버텼다

지난 2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홈디포 매장에서 손님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홈디포 매장에서 손님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와 연방 관료 축소 정책, 중동 정세 불안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 없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소비 지출 둔화와 기업 심리 위축에도 고용과 투자가 일정 수준 유지되며 S&P 500 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WSJ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 소비 위축, 중동 전쟁이라는 삼중고에도 시장은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며 “관세와 연방 조직 축소에 따른 초기 충격은 컸지만 경제는 부러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최고 145% 관세 위협에도…“경제는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 경제는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중국·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전략 품목에 대한 규제 이후 급격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플레이션 상승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평균 관세율은 현재 18.8%로 193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WSJ의 평가다.

유가도 이스라엘-이란 전쟁과 미국의 군사 개입으로 한때 급등했지만 이후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관세의 ‘파괴력’보다는 ‘조정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4월만 해도 트럼프가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필요하면 물러설 것’이라는 신호가 시장에 읽히고 있다”며 “거시경제 전반은 괜찮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 소비는 둔화…“위기감은 줄었지만 회복은 더뎌”


반면 소비자 지출은 여전히 미국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분기 실질 소비 지출 증가율을 기존 1.8%에서 0.5%로 하향 조정했고 5월 소비는 4월보다 0.3% 감소해 지난해 12월 수준보다 낮아졌다. 여행, 숙박 등 소비 심리에 민감한 분야의 지출이 특히 부진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대비 16% 상승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12월 대비 18% 낮은 수준이다. 이 지표를 발표한 미시간대 조사국장 조앤 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S&P 500 소비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실적 증가율 2.2%와 비교하면 가파른 하락이다.

◇ “정부효율부보다 의회 리스크가 낫다”…불확실성 완화가 증시에 호재


미 연방준비제도는 아직 관세가 물가에 본격적인 압력을 가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일부 위원은 다음달 금리 인하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WSJ는 “연초까지는 관세와 정부효율부의 갑작스러운 정책들이 시장을 흔들었지만 최근에는 의회의 세금·지출 법안처럼 비교적 예측 가능한 리스크가 중심에 있다”며 “이는 시장엔 오히려 안정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 “관세 효과는 아직 시작 단계”…7월 9일 이후 주목


다만, 트럼프 정부가 도입한 관세는 대부분 유예 상태이며 다음달 9일 유예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모닝스타의 프레스턴 콜드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평균 관세율 18.8%는 2024년 2.4%보다 8배가량 높다”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내년 초 3.2%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경제지표들이 아직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소비 위축과 관세 유예 종료라는 이중 변수는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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