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이 미 동부시각 27일 오후 9시(한국시각 28일 오전 10시) 남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11월 대선을 앞두고 첫 TV토론회를 갖는다.
토론이 열리는 곳은 CNN TV의 본사가 있는 애틀랜타의 스튜디오. 방청객 없이 90분 동안 벌어지며 두 차례 광고 방송을 위해 휴식한다. 두 후보자는 캠프 관계자와 일체 접촉할 수 없고, 사전에 준비한 메모를 토론장에 갖고 들어가지 못한다.
민주·공화 양당이 각각 여름 전당대회에서 정식으로 후보를 지명하기 전에 토론회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토론회를 시청한 뒤 누구에게 투표할 지를 정할 유권자가 과거보다 많아질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다.
두 후보가 맞붙은 지난 2020년 대선 토론은 미국 언론으로부터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어릿광대' '인종차별주의자' 등으로 불렀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사회주의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자'라고 부르거나 그의 아픈 손가락인 아들 헌터 바이든을 화제로 삼아 비방했다. 역대 미국 TV 대선 토론에선 또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가장 유명하면서 승패에 직접 영향을 준 TV 대선 토론은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맞붙은 1960년 대선이다. 최고령끼리 격돌하는 이번 대선과 달리 당시 두 후보는 모두 40대였다.
공화당 후보 닉슨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창백한 안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하기를 거부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 4살 어린 케네디는 메이크업으로 풋풋함을 살렸다. 닉슨은 토론 전까지 여론에서 우위를 보였으나 역전 당했다. 미국의 역사를 바꾼 TV 토론이었다.
1992년 대선에선 무소속으로 페로 후보와 공화당 부시 대통령(제41대)과 민주당 클린턴 후보 간 첫 3자 토론회가 열렸다. 부시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질문에 관심 없는 태도를 보였고 46살의 클린턴이 42대 미국 대통령이 되는데 일조했다.
반면 2000년 대선 토론에선 빌 고어 민주당 후보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43대 대통령)의 발언 중 큰 한숨을 내쉬는 것이 상대를 얕잡아 본 인상을 주어 선거 캠페인을 망쳤다.
토론회를 갖는 바이든 대통령은 81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다. 양 진영은 혹시라도 후보가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고령에 대한 지적을 자주 받아온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 근교의 미 대통령 산장 캠프 데이비드에 1주일간 머무르며, 토론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