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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넥스트 리더십⑦] 조용한 전환 이끈 허태수 회장, AI 경영 시험대

신사업 아닌 기존 산업 체질 변화에 초점
현장 중심 AI, 지속 경쟁력으로 연결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주요 계열사의 임원을 소집해 그룹의 미래사업 전략과 핵심 실행과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GS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주요 계열사의 임원을 소집해 그룹의 미래사업 전략과 핵심 실행과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GS그룹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전략을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경영 방식의 변화를 통해 그룹의 AI 전환을 이끌고 있다. AI가 산업 전반의 경쟁 기준을 바꾸는 상황에서도 GS그룹은 속도보다 구조를 택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최근 몇 년간 디지털·AI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이를 별도의 신사업이나 조직 확대 전략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정유·건설·발전 등 기존 사업 현장의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데 AI를 활용해왔다. 설비 관리, 안전 점검, 공정 효율 개선 등 현장 중심 영역에 AI를 우선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접근을 두고 업계에서는 GS의 AI 전략이 ‘조용하지만 방향이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GS의 AI 활용은 기존 디지털 전환과도 결을 달리한다. 단순 자동화나 시스템 고도화에 그치지 않고 현장 판단과 관리 기준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는 AI를 별도의 기술 프로젝트로 떼어내기보다 기존 업무 흐름 속에 녹여 내려는 전략으로, 현업 조직의 수용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접근은 허 회장이 보여온 경영 리더십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앞세워 조직을 몰아붙이기보다 기존 사업의 구조와 일하는 방식을 먼저 점검하는 선택을 반복해왔다. AI 역시 별도의 신사업이나 전담 조직 확장보다는 현장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설계됐다. 이는 속도 경쟁보다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허 회장식 리더십이 AI 전환 과정에서도 그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GS그룹의 디지털·AI 전환은 단기간 성과를 앞세운 접근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을 택하면서 AI는 업무 효율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 외부에 드러나는 화려한 발표는 많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AI 활용이 일상적인 업무 도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GS의 AI 전략은 단기 실적을 넘어 중장기 경영 체질을 바꾸는 실험으로 읽힌다. 기술 유행에 흔들리기보다 산업구조와 맞는 속도를 택한 판단이 향후 경쟁력의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러한 선택은 AI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의 기준을 다시 묻게 한다.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조직과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바꿨는지가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의 경영 행보는 AI시대 리더십이 기술 이해를 넘어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실물 산업 비중이 큰 GS그룹에서 AI 전환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닌 만큼 과도한 속도 경쟁을 피하고 축적과 내재화를 선택했다. 단기 화제성보다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중시한 판단이 지금의 GS그룹의 AI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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