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각) 2019년 9월 이후 근 5년 만에 처음으로 정책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추후 정책 경로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이날 정책회의에서 ECB가 예금 금리를 3.7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루 앞선 5일 캐나다 중앙은행도 G7(주요 7개국) 국가 중에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유로존 20개국의 인플레이션이 역사적인 급등세를 보인 후 마침내 “통제되고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의 ECB 관찰자인 마크 월은 CNBC에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6일 ECB의 금리 인하 타당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문제는 6월 이후에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미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및 임금 인상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나온 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유로존의 5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2.6%, 근원 인플레이션은 2.9%로 예상보다 소폭 높게 나왔다. 게다가 ECB가 면밀히 주시하는 임금 상승률은 2023년 4분기에 4.5%를 기록한 후 1분기에 4.7%로 다시 가속화했다.
이에 따라 7월에 연속 금리 인하보다는 9월 이후 추가 금리 인하 쪽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파월 유로 지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6월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한 가운데 초점은 향후 몇 달 동안 일어날 일에 맞춰질 것”이라며 “라가르드 총재가 7월에 또 다른 조치를 명시적으로 시사할 가능성은 작으며, 9월에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벨 슈나벨 ECB 이사도 지난달 16일 독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의 일부 요소, 특히 국내 인플레이션과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가 너무 빠르게 진행될 위험이 있는데 너무 빠른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수아 발레로이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독일 일간지 뵈르젠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7월에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배제해서는 안된다“여 연속 금리 인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관건은 ECB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의 금리 격차로 쏠리고 있다.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ECB의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경우 금리 격차가 더 확대되면서 유로화 약세로 인한 유로존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마크 월은 "6~12개월 후에 우리의 가정대로 연준과 ECB의 정책금리 차이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때, 환율 하락이 인플레이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