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메이저 셰브론이 헤스를 인수해 합병하기로 한 M&A 제안을 헤스가 주주총회에서 승인한지 하루 만인 29일(현지시각) 코노코필립스가 마라톤오일 인수에 합의했다.
코노코는 마라톤 순부채 54억 달러를 끌어안는 조건으로 22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14.7% 프리미엄
코노코는 현금 대신 자사 주식을 마라톤 주주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라톤을 인수하기로 했다.
마라톤 주주들은 마라톤 주식 1주당 코노코 주식 0.255주를 받게 된다.
마라톤의 28일 마감가 26.45달러에 14.7% 웃돈을 얹은 셈이라고 양사는 밝혔다.
코노코 주가는 28일 118.96달러로 마감했다.
프리미엄 수준은 엑손모빌의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 인수를 비롯해 업계 M&A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마라톤은 캐시카우
그러나 다른 석유 업체들과 달리 빠르게 성장하는 곳은 아니다.
대신 강점이 하나 있다.
현금 흐름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다른 석유 업체들이 석유 이익금을 재투자하는 대신 코노코는 재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현금 보유가 많다.
이 때문에 코노코가 마라톤을 인수하면 마라톤이 일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코노코가 배당을 늘릴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씨티 애널리스트 알래스테어 사이미는 "마라톤의 재투자 수준이 낮은 터라 자유현금흐름(FCF)이 상당하다"면서 코노코는 마라톤 인수를 통해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절반 규모 M&A
코노코의 마라톤 인수는 최근 석유 업계 M&A 치고는 규모가 절반에 불과하다.
전날 헤스가 주총에서 의결한 셰브론 인수안은 규모가 520억달러에 이르렀다.
엑손모빌의 파이오니어 인수 역시 M&A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는다.
이는 덩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코노코는 비록 미 3위 에너지 기업이지만 시가총액은 엑손이나 셰브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날 마라톤은 2.23달러(8.43%) 폭등한 28.68달러로 뛰었다.
반면 코노코는 3.71달러(3.12%) 급락한 115.25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