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시장 침체와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로 10년 넘게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했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재추진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 자원개발에서 성과를 내는 SK와 포스코 등 주요 그룹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조직 확대, 인력 충원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지주사로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포스코홀딩스는 리튬과 니켈 등의 추가 확보를 위한 노력을, 철강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는 철광석 등 양질의 원료탄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는 구매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종합무역상사로 그룹의 해외 개척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도 해외 자원개발 사업 확대와 관련한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포스코그룹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향후 지향해 나갈 방향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이를 마무리하는 오는 6월 말 발표할 향후 경영전략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이같은 전략 마련을 위해 지난 3월 27일 취임 후 ‘100일 현장 동행’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인 단계이며, 사업 확대라는 방향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결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정확한 내용은 그때(100일 현장 동행을 마친 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SK이노베이션과 SK어스온, SK E&S 등 해외 자원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들 사이에서 사업 규모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다만, 단기간에 대대적으로 조직이나 사업 구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이들 업체의 설명이다.
SK 관계자는 “해외 자원사업은 내부에서는 매우 치열하게 움직이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10년 또는 20년 넘는 기간을 보고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느린 사업(Slow Business)’이라고 불린다”면서 “이러한 사업의 성공 여부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분석력과 결단력이 필요한데 SK는 다른 국내 기업에 비해 이러한 사업 노하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GS와 LX, LS 등 사업 경험이 있는 대기업들도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다시 손을 대는 배경은 2020년 신종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급변한 국제 정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더욱 확산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무역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갈등을 포함한 국가 간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무기화 추세를 통해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핵심 자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해외 자원개발 산업 생태계 회복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기로 하고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의 생산활동에 차질이 없게 하려면 원·재료 공급망을 충분히 확보하고 나아가 국내 경기 안정에 부응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이번을 계기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