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 업체인 오픈AI가 글로벌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과 저작권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오픈AI는 뉴스코퍼레이션 산하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NP), 마켓워치, 배런스 등의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또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 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 등의 모회사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양측 간 파트너십 결성은 언론과 기술 분야에서 자랑스러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양측이 계약 내용의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오픈AI가 향후 5년에 걸쳐 월스트리트저널에 약 2억5000만 달러(약 3417억원)를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픈AI는 이에 앞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콘텐츠 이용 및 AI 기능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픈AI는 또 미국 통신사인 AP통신, 독일 매체 악셀 스프링거, 프랑스 르몽드, 스페인의 프리사 미디어와도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오픈AI는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의 모회사 악셀 스프링거와는 수천만 달러 규모의 3년 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했고, AP통신과는 아카이브 접근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오픈AI는 CNN, 폭스, 타임 등 미국의 유력 언론사와도 콘텐츠 사용 계약을 논의 중이다.
NYT는 많은 미디어 기업이 생성형 AI가 미디어 산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YT는 지난해 12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NYT는 소장에서 "허가나 비용 지급 없이 대체 상품을 만들기 위해 뉴욕타임스의 콘텐츠를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막대한 투자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트리뷴 등 미국의 주요 8개 신문사는 지난달 30일 챗GPT를 운영하는 오픈AI와 코파일럿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신문사는 뉴욕 데일리 뉴스, 플로리다에서 발행되는 선 센티널과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 올랜도 센티널, 세인트 폴 파이어니어 프레스, 덴버 포스트 등으로 모두 뉴욕의 투자 펀드 알덴 글로벌 캐피털이 소유한 신문사다.
이들 신문사는 소장에서 오픈AI와 MS가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답변에 저작권이 있는 수백만 건의 기사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신문사는 챗봇이 구독 페이월(paywall·유료화 벽)을 뛰어넘어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고, 뉴스 소스에 링크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