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만 선을 돌파한 16일(현지 시각)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경제 진로에 대해 비관론을 개진했다. 다이먼 CEO는 이날 블룸버그 TV와 한 인터뷰에서 “시장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및 미국 경제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시장이 인플레이션의 지속 유지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나 물가 오름세가 유지될 수 있는 많은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먼은 JP모건 글로벌 마켓 콘퍼런스에서도 “내가 보기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기저 인플레이션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앞에 많은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이 있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물가가 좀 더 올라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린에너지 체제로 전환, 인프라 구축, 지정학적인 재무장 등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역 마찰과 미국 정부의 과다 지출이 가격 인상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다이먼이 말했다.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이날 다이먼 CEO가 미국이 소프트 랜딩에 성공할 가능성은 50% 미만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낙관적인 얘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다이먼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연준이 여전히 제약적인 정책을 동원하고 있고, 금리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장중 4만 선을 돌파했다. 다우지수는 1993년 3월 처음으로 1만 선을 돌파했고, 2017년 1월 2만 선을 넘었으며 그 2배인 4만 선을 넘는 데 약 7년이 걸렸다. 3만 선에서 4만 선으로 올라서는 데는 3년6개월이 걸렸다.
다이먼 CEO는 뉴욕증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이먼 CEO는 지난달 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시장에서는 연착륙 확률을 70%로 보고 있지만 나는 그 절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1970년대와 조금 더 비슷해 보인다"며 "1972년에는 상황이 장밋빛으로 보였지만, 1973년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점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 당시에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높고, 경제 성장은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했었다. 다이먼 CEO는 이번에도 미국 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