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소폭 하락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비둘기파와 매파가 모두 금리 인하 신중론을 제기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5일(현지 시각) 마켓 플레이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물가 상승세 둔화를 환영하지만, 아직 디스인플레이션이 더 이뤄져야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연준이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하려면 물가 하락 지표가 더 나와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굴스비 총재는 “물가가 지난번에 비해 개선됐고, 이것은 우리가 기대한 것이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주거비가 핵심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투표권이 없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완화했다. 특히 근원 소비자 물가는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것이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가 완화된 수치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정책금리를 좀 더 오랫동안 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노스다코타 비스마르크에서 열린 '윌리스턴 분지 원유 콘퍼런스' 대담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은 통화정책이 경제에 얼마나 큰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냐는 것이다”라면서 “이것은 미지의 것으로, 우리가 확실히 모른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우리가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기저의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아낼 때까지 좀 더 오래 여기에 앉아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4월 CPI 완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카시카리 총재는 "경제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회복력이 더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택이 인플레이션의 큰 요인이고, 주택시장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탄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도 올해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이 없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로 고점을 찍은 뒤 둔화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6월부터는 3%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상승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