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노조)이 7일 공식 출범했다. 국내 게임사 중 일곱 번째 사례로 넥슨과 엔씨소프트(NC)에 이어 3N 모두 공식적으로 노조가 설립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산하 넷마블지회는 7일 "넷마블 모든 계열사 직원들을 가입 대상으로 한 노조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화섬식품노조 산하 IT위원회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IT업계 노조들이 소속돼 있다. 넥슨과 NC 외에도 스마일게이트, 웹젠, NHN 등의 노조가 지회 형태로 함께하고 있으며 카카오지회 산하 분회 형태로 엑스엘(XL)게임즈 노조도 운영되고 있다.
넷마블은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2023년과 올해 모두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효율 경영'을 강조했다.
노조 임원진은 설립 경위에 대해 "회사가 경영 위기를 주장하며 계약 기간이 남은 계약직 해고, 별다른 이유나 설명 없이 팀 해체, 연봉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며 "경영적 어려움을 직원에게 떠넘기고 소홀한 복지로 인해 장기간 근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회사를 향한 구체적 요구 사항으로는 △고용 안정화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공정 결정·투명 공개 △노동자 인권과 존엄성 존중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넷마블 측은 "노동조합 설립은 관계법령에서 보장하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인 만큼 직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한다"며 "당사는 이후 적극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을 강화, 보다 행복한 일터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함께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넷마블 노조 측의 공식 입장문 전문이다.
◇ 넷마블 노동조합 창립선언문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회사는 경영위기를 주장하며 그 대가를 직원들에게 떠넘겨 왔습니다.
현재 넷마블은 경영위기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일들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남은 계약직들의 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한 팀 해체, 동결된 연봉 등은 모두 직원들이 짊어져야 할 것들이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에 요구하는 것은 보다 투명한 소통입니다.
사람들은 '넷마블은 한 번쯤 거쳐가는 회사'라고 말합니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 대비 직원 복지는 소홀히 다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장기간 근무하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입니다. 언제쯤 평생 다니고 싶은 회사가 될 수 있을까요?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 뭐든지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정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넷마블은 지금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 중입니다.
2년 사이에 감소된 직원 수가 수백 명이 넘습니다. 자회사 폐업과 권고사직 속에서 위로금 1개월 따위로 퇴사를 종용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슬펐던 일은, 그러한 부당함이 주목조차 받지 못했던 현실입니다. 우리에겐 목소리를 낼 노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구로의 등대'로 불리며 수년간 묵묵히 근무해온 넷마블 동료 여러분, 노동자의 인권과 존엄을 존중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이제 우리는 더 나은 넷마블을 위해 행동할 것이며, 우리의 노력과 희생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그날까지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2024년 5월 7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넷마블지회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