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후에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계획은 없지만 인플레이션 하락이 기대치보다 느리다고 발언한 이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인플레이션 하락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옐런의 인플레이션 하락 발언은 4월 30일(현지시각) 미 하원 청문회 증언에서 나온 것이다.
옐런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 부문에 대해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시장에 일단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30일(현지시각) 폴리티코가 보도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서머스 전 장관이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연준의 금리 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서머스의 주장에 반대 견해를 밝혔다.
백악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백악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 입장을 보이는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4월 30일 본인의 게시물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확실히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달 초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의 기대와 상반된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전임 연준 의장이기도 했던 옐런 재무장관은 서머스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한 반응을 묻는 데이비드 쿠스토프 하원의원(공화·테네시) 질문에 대해 “통화정책은 내 일이 아니라 연준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 "그는 과거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경기 침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는 심각한 오판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진정될 것으로 믿으며 미국이 고용시장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물가 상승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옐런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인 주거비가 내년에 "상당히 내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안정세를 보였고 어떤 경우에는 하락했다"며 "세입자들이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협상할 때 이런 변화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을 요약하면, 임대료가 안정세를 보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했다는 것이다. 실제 주거비용은 인플레이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주거비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약 30% 내외를 일반적으로 차지한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이다. 또한, 새로운 임대차 계약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새로운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면, 세입자는 이전 계약보다 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몇 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과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주장의 논리적 배경이 된다.
이외에도 코로나 이후 공급망 문제가 점차 개선되어 상품 가격도 안정되고 있다. 최근 해운 및 생산 활동 정상화로 공급망 개선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소비 침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 역시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인플레이션 정점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2022년 9월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대개 추정하며, 당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2% 상승했다. 이를 구성하는 주요 부문은 에너지, 식품, 주거비 등이다.
2022년 6월 미국 CPI는 전년 대비 9.1%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4월에 8.3%로 소폭 하락했으며, 2023년 5월 이후 미국 CPI는 8.6%, 7.9%, 7.5%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옐런 장관의 발언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옐런은 미국 경제의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으로 믿으며, 미국이 고용시장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물가 상승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1일 열린 FOMC 회의나 파월 연준 의장 발언도 연준의 금리 동결, 인플레이션 인하 속도가 느리지만,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등의 발언은 옐런의 발언과 맞물려 시장을 해석하는 데 안정적 기준을 제공하여 주식 시장 등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