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픈AI의 ‘소라(Sora)’의 대항마로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비두(Vidu)’를 공개했다.
29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 성수 테크놀로지가 칭화대와 손잡고 텍스트(프롬프트)에서 동영상을 생성하는 생성형 AI 비두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성수 테크놀로지는 이날 비두로 생성한 최대 16초 길이의 데모 영상 여러 개를 공개하며 비두가 간단한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풀HD(1080p) 화질의 영상을 생성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공개된 데모 영상에는 물가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자이언트판다의 모습과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강아지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주쥔 성수 테크놀로지 수석 엔지니어 겸 칭화대 AI 연구소 부원장은 “비두는 (AI 분야에서) 자립적 혁신의 최신 성과이며, 많은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두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실제 세계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으며, 기존의 다른 AI 모델과 달리 ‘중국적인 요소’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풀HD 화질로 한 번에 최대 1분짜리 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오픈AI의 소라와 달리, 비두는 현재 16초 분량의 영상 생성이 한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픈AI가 지난 2월 소라를 처음 공개할 당시, 중국 AI 업계에서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며 당장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2022년 말부터 엔비디아의 A100과 H100 등 핵심 AI 반도체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중국의 첨단 AI 개발 능력이 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자국 AI 개발의 대부분을 엔비디아 AI 칩에 의존하고 있던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고성능 AI 칩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정부 기관은 물론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수많은 AI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차세대 AI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중국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이번 비두의 발표는 오픈AI의 소라 공개 후 다소 침체 분위기였던 중국의 생성형 AI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도 지지부진한 자국산 AI 칩 개발에 대규모 신규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첨단 AI 분야에서 ‘탈 미국’ 및 독자노선을 추진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