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NYT는 “백악관이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인하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런 ‘불간섭 원칙’ 폐기를 종용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 연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집요하게 금리인하를 압박한 전례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도 연준의 통화정책에 개입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일각의 주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나 애초 예정보다 1개월 정도 늦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올해가 가기 전에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금리인하)이 1개월가량(a month or so) 늦춰질 수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연준이 어떻게 할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면서 “그렇지만 우리가 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췄다”고 말했다.
NYT는 “백악관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완곡하게 입장을 밝힌 데서 더는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제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됐을 때 미국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입었는지 역사적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3분의 2가량은 바이든이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면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트럼프가 승리하면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유권자가 절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재임 중에 줄곧 연준에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연준이 마침내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그 당시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2020년 3월 3일 예정에 없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지만, 트럼프가 성에 차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파월을 해임할 권한이 있다”면서 “그는 지금까지 많은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비난했다. 연준법에 따르면 의회의 인준을 받은 파월 의장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해임할 권한은 없다는 해석이 다수설이다.
트럼프는 이번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연준 수장으로 원로 경제학자인 아서 래퍼(84) 전 시카고대 교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었다. WSJ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참모인 래퍼 전 교수와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이 최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회의에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 3명을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추천한 3인은 래퍼 본인과 케빈 워시(54) 전 연준 이사, 트럼프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케빈 하셋(62) 전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중간값은 현재 5.3%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준의 첫 금리인하 시점이 9월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NYT가 전했다. NYT는 “뜨거운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로 인해 그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가능성을 높이는 데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인하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다시 7%를 돌파하고, 주택 가격과 월세 상승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고전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