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를 향한 부정적 시선은 인지하고 있으나, '리니지로 인해 회사가 망한다'는 평은 다소 과격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게이머들을 공략할 수 있는 게임을 다수 준비하고 있고, 이들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둬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책이라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NC)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병무 신임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방안에 대한 질문에 한 답변이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는 경기도 판교 소재 NC 사옥에서 28일 진행됐다. 박 대표의 신규 취임과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 이재호 오스템임플란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신규 취임 등이 논의, 모두 가결됐다.
주주총회를 통해 NC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김택진 대표 외의 대표를 선임했다. 공동 대표 체제 역시 처음으로 시작된다. 김택진 대표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업무 협약식 참가 등 미국 출장 일정으로 인해 총회에 불참했다.
NC가 리더십 개편에 나선 주요 원인으로는 2023년 실적 악화를 들 수 있다. 지난해 NC는 1조7798억원의 연 매출, 1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매출은 30.8%, 영업이익 75.4%가 줄어든 수치다.
박병무 대표 또한 이를 고려하듯 인사말에서 "2022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것과 달리 세계 시장 전반의 불안성, NC 자체가 겪는 대내외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쉬운 결과를 남긴 것이 사실"이라며 "주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주주들은 경영 악화와 더불어 '리니지' 시리즈로 대표되는 NC 게임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악화에 대해 질의했다. NC의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는 모바일 게임 순위 최상위권에 지속적으로 머무르고 있으나, 확률형 아이템을 바탕으로 높은 과금을 요구하는 이른바 'P2W(Pay to Win)' 게임의 대명사라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박병무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BM) 등 측면에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고, '리니지 라이크'를 거부하는 게이머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통계적으로 지 시리즈 전체를 하루에 약 150만명 정도가 플레이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NC를 욕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다소 극단적인 시선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반론했다.
이어 "새로운 게이머 세대에 맞춘 '배틀크러쉬', 'BSS', 'LLL' 등 차기작들의 출시 계획을 지속적으로 공개해왔다"며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고는 감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NC가 '사랑받는 게임사'가 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주주분들, 게이머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NC는 이번 총회에 앞서 지난 20일, 공동 대표가 함께하는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시 박병무 대표는 산하 야구단 NC 다이노스를 매각하지 않고 비용을 효율화하며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주 총회에서 NC 측은 "상세한 운영 계획은 곧 발표될 예정이나, 올해 다이노스에 지급하는 경영 지원금은 예년 대비 대폭 낮출 것"이라고 선언, 야구단 매각설을 다시금 일축했다.
미디어 설명회에서 NC는 회사의 핵심 목표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게임사'를 내세웠다. 실제로 이번 총회에서 NC는 국내 사업부의 신작 외에도 북미 자회사 아레나넷에서 차기작 '길드워3'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박병무 신임 대표는 "올해를 NC의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여러 새로운 장르 게임들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게이머들이 애정을 갖고 함께 하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 주주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회사로 나아갈 수 있도록 거듭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