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으로는 대규모 매수이기는 하지만 다른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 비해 비중 자체가 낮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버크셔 주가가 이전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는 판단도 주가 상승세를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주 23억 달러 매입
버크셔는 15일(현지시간) 공시에서 2월 13일~3월 6일 자사주 매입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17억 달러어치를 매수했다.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이 버크셔 주가가 사상 최고를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버핏은 그동안 자사주 매입을 자신이 판단하는 적정주가 수준과 연계하겠다고 밝혀왔다. 버크셔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면 자사주를 사들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사주 매입은 없다는 것이다.
이번 매입은 버크셔 주가가 아직 저평가됐다고 버핏이 판단했다는 뜻이다.
배런스는 버크셔가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자사주 23억 달러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버크셔가 이번 공시에서 밝힌 2월 13일~3월 6일 자사주 매입 기간 버크셔 A주 평균 주가는 약 61만2000달러였다. 이 기간 64만7000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를 찍기도 했다.
낮은 비중, 고평가
자사주 매입 소식에도 불구하고 버크셔 주가는 흐름이 좋지 않았다.
A주는 253.66달러(0.04%) 하락한 61만7880달러로 약보합 마감했다.
B주는 0.28달러(0.07%) 오른 408.41달러로 강보합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우선 버크셔 자사주 매입 규모가 버크셔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비록 이번 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가 30억 달러를 넘어 지난해 4분기 22억 달러에 비해 늘기는 하겠지만 다른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비교하면 비중이 낮다.
1분기 흐름이 지속돼 올해 버크셔가 모두 1200억 달러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해도 시가총액 8800억 달러의 1%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친다. 대기업들 상당수가 시총 대비 3% 이상의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버크셔 주가가 이전 기준으로 볼 때 싸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버크셔 주가는 지난해 말 장부가, 주당 순자산 대비 약 1.6배로 최근 수년 평균인 1.4배에 비해 높다.
이전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주주가치를 높이는 주요 수단인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버크셔 주가가 이날 크게 반응하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한편 버핏은 배당 투자로도 유명하지만 버크셔는 배당도 없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