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직위 사다리를 타는 대신 현재 직급과 직무에 만족하는 직장인이 10명 가운데 4명은 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대로
18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BI)에 따르면 14일 발간된 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BI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가 있는 리쿠르트 업체 란드스타드의 연례 직장환경조사(Workmonitor) 보고서에서 직장인 39%는 현재 직무를 좋아해 승진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34%는 또 아예 관리직이 되는 것조차 싫다고 답했다.
승진이 만사는 아냐
그는 "야망의 의미를 재검토하고, 일과 휴식의 균형(이른바 워라밸), (근무) 유연성, 공정성, 숙련도 등이 직무 선택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느긋하게 일하자
이번 조사결과는 팬데믹 이후 확산된 '조용한 퇴사' '게으른 여자 직업(lazy girl jobs)' '월요일엔 최소한의 일만(Bare Minimum Mondays)' 같은 흐름과 부합한다.
게으른 여자 직업은 여자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지난해 유행한 말로 업무 유연성이 높으면서도 보수는 후해 여가시간을 많이 즐길 수 있는 일자리를 말한다.
팬데믹 이후 노동자들이 숨가쁘게 사는 대신 보수는 조금 적더라도 일에 치이지 않고 사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세태를 반영한다.
승인도 싫다는 것은 이같은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승진 대신 다른 당근 찾아야
반트 누르덴데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고용주들 역시 이제 새로운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승진과 이에따른 보수 인상이 확실한 직원 동기부여 수단이었지만 지금의 MZ세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전통적인 승진 사다리 대신 각 개인의 야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당근을 개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고용주들은 직원들의 건강한 사생활이 유지돼야 업무 성과가 좋아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직무와 사생활이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23일~11월 11일 2만7000명 노동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18~67세의 유럽, 미주, 오대양주 34개국 노동자들이 조사 대상이었다.
미국,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독일, 노르웨이, 영국 등이 포함됐지만 한국은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