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오는 3월에 애플을 상대로 반(反)독점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NYT)도 최근 미 법무부가 애플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법무부와 애플 측 변호인단은 소송 시작에 앞서 3차례 만나 향후 재판 절차 등에 관해 협의했다. 미 법무부는 애플이 휴대전화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사를 배제하는 다양한 불공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 테크놀로지, 라이프360, 비퍼 등 여러 업체가 그동안 애플의 불공정행위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아이폰에는 애플워치 외에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워치를 연동하기 어렵게 했고, 문자서비스 아이메시지(iMessage)는 아이폰 외에 다른 휴대전화 사용자들의 접근을 배제한다. 또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 페이' 외에 타사가 제공하는 결제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애플은 음성 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를 외부 업체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NYT는 애플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 법무부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으나 미국의 다른 매체들은 법무부가 오는 3월에 소송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반독점법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아이폰이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과 구글 등 안드로이드 제품들의 점유율에 미치지 못하기에 시장 지배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이 삼성이 지난 12년간 지켜온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등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통계가 지난 15일 나왔다.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애플 아이폰은 총 2억 3460만 대가, 삼성 갤럭시는 2억 2660만 대가 팔렸다.
IDC는 애플이 삼성의 시장 점유율 19.4%를 제치고 20.1%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현재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소송을 벌이고 있다. 또한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아마존과 메타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이로써 미국의 빅테크를 상대로 대대적인 반독점 소송을 벌이게 됐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과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 간 반독점 소송은 마무리됐다. 미 대법원은 전날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결제 방식을 둘러싸고 애플과 에픽게임즈가 각각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하급심 판결이 확정되면서 지난해 4월 미 캘리포니아 제9순회 항소법원이 내린 판결이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이 판결에 따라 애플은 앱 개발자들에게 앱스토어 외에 다른 결제 시스템도 허용하게 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