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산하 인공지능(AI) 연구 기업 딥마인드가 AI 기반 신소재 연구를 통해 약 220만 개의 새로운 결정 구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자체적인 AI 연구 방식과 주요 물질들을 학계에 공개해 초전도체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딥마인드는 영국 시각 29일,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신소재 연구 관련 논문 두 편을 게재했다고 발표했다. 딥마인드가 자체 저작한 논문 하나에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진과 공동 저술한 논문이 함께 공개됐다.
구글은 두 논문에 담은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AI 도구 '소재 탐색 그래프 네트워크(Graph Networks for Materials Exploration, GNoME)'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딥마인드는 약 220만개의 새로운 결정 구조를 발견했으며 이 중 38만1000개는 학계에서 연구 가치가 높은 '안정적 물질(Stable Material)'로 분류했다.
딥마인드의 GNOME이 발견한 물질 중에는 초전도체 연구에 잠재적 보탬이 될 수 있는 층상 화합물 약 5만2000개, 리튬 이온 전도체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 528개를 발견했다. 기존에 학계에 보고된 물질에 비해 각각 50배, 25배 많은 수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 리튬 전지 성능 향상 등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딥마인드 측은 이 외에도 자신들의 성과가 태양광 전지 성능 향상, 전기 자동차용 기술 강화, 슈퍼컴퓨터용 소재 발견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딥마인드는 2010년 9월 영국에 설립된 AI 연구 기업이다. 국내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결로 큰 화제를 모았던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한 곳으로 유명하며, 게임 AI 외에도 분자생물학 등 과학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AI도 집중적으로 개발해 왔다.
일례로 딥마인드는 올 10월 30 자사의 분자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2'가 단백질 데이터 은행(PDB)에서 보관 중인 약 2억1400만개의 단백질 구조를 대부분 해석, 분자 구조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이에 대해 "10년에 걸쳐 탐색해야 할 데이터베이스를 단 5일 만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평했다.
독일 소재 산학연계 데이터베이스 '무기 결정 구조 데이터베이스(ICSD)'에 따르면 현재 학계에 보고된 안정적 물질의 수는 약 4만8000개다. 이 중 약 2만8000개가 지난 10년 동안 발견됐다.
딥마인드 측은 "GNOME의 도움을 받아 약 800년에 걸쳐 진행해야 할 연구를 단기간에 마무리했다"며 "우리는 이후 GNOME의 예측 방식을 학계에 제공하는 한편 38만개의 안정적 물질들을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마테리얼 프로젝트(Materials Project)'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