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에 일대 파장을 일으킨 인공지능(AI)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 딥마인드가 생물학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뒀다고 공식 발표했다. 학계에 보고된 대부분의 단백질 분자 구조를 해석, 신약 개발 산업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글 딥마인드는 미국 시각 기준 10월 3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알파폴드2가 2020년부터 4년 동안 연구한 결과 단백질 데이터 은행(PDB)에 있는 거의 모든 분자 구조에 대한 예측을 생성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유전학, 약물 설계, 합성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차세대 '디지털 생물학'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PDB는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가 1971년 설립한 기관으로 유럽, 일본, 미국의 분자생물 데이터 기관이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구조생물학 관련 기관이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알파폴드2는 PDB에서 현재 보관 중인 약 2억1400만개의 단백질 구조를 대부분 해석, 분자 구조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한국의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를 통해 "10년에 걸려 탐색해야 할 데이터베이스를 단 5일 만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알파폴드는 딥마인드가 2018년 공개한 의료 분야 전문 AI로, 알파고가 한국의 이세돌 9단과 맞붙은 2016년 3월 이후 2년 만에 출범한 프로젝트다. 당시 알파폴드는 분자 생물학 분야 유명 학술대회 '단백질 구조 예측대회(CASP)에 참여, 인간 연구진 98곳을 상대로 1위를 차지했다.
딥마인드 2년 후인 2020년, 알파폴드의 기능을 보다 개선한 '알파폴드2'를 선보였다. 알파폴드2는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가 10년 동안 연구해온 박테리아 단백질 구조를 단 30분 만에 파악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안드레이 루파스 박사는 이에 관해 "앞으로 단백질 구조 분석은 전적으로 컴퓨터가 맡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은 현재 알파폴드의 연구개발(R&D)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아이소모픽 랩스의 대표 자리는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딥마인드 대표가 겸임하고 있다.
딥마인드 측은 "알파폴드의 이번 발견은 암 표적 연구와 항암물질, 면역 질환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딥마인드와 아이소모픽 랩스는 앞으로도 세계적인 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