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1인 미디어 시장에 진출한다. 현재 국내 라이브 방송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트위치·아프리카TV와 맞붙을 전망이다.
최근 IT 업계 내에는 네이버가 게임 라이브 방송에 최적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관해 네이버 측에 문의한 결과 "이르면 올해 안에 베타 테스트 형태로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개인방송 시장에서 게임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현재 국내의 유명 스트리머들은 대부분 '종합 게임 스트리머'를 표방한다.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 스트리머들도 상당수는 자신의 출신 종목을 넘어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관례처럼 정착돼 있다.
1인 미디어 분석 플랫폼 스트림해칫(Stream Hatchet)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대 개인방송 플랫폼(페이스북·트위치·유튜브) 통합 누적 시청 시간은 295억 시간을 기록했다.
방송용 콘텐츠 중 시청 시간 톱3는 3D 오픈월드 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 5(GTA 5, 18억2000만시간, 이하 연간 누적 시청 시간)'와 5대 5 팀 단위 경쟁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17억7000만시간)', 1인칭 슈팅(FPS) 게임 '발로란트(13억시간)으로 집계됐다.
스트리밍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저스트 채팅', 즉 시청자와 잡담하며 소통하는 방송은 총 32억시간으로 집계됐으나 콘텐츠 분류 순위에선 제외됐다. 게임 외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시간을 기록한 것은 음악 방송으로 2억3800만시간, GTA 5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도전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네이버는 이미 오래 전부터 e스포츠 방송과 전문 매체 기사, 경기 결과 등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e스포츠' 전문 탭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게임' 사이트도 신설해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해외 시장에선 AR(증강현실)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바탕으로 개인방송 시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올 1월 네이버는 제페토 내에 라이브 방송을 선보이는 '제페토 라이브' 기능을 추가했다. 5월에는 인도네시아 버추얼 유튜버 그룹 '마하판차(MAHA5)'와 협업, 제페토 내에서 버튜버 라이브 방송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e스포츠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있어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e스포츠 시장에서도 팬들을 위한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최고의 인기 e스포츠 종목 LOL의 프로 대회 한국어 중계 방송을 스트리밍하는 플랫폼은 올해 기준 네이버와 유튜브, 아프리카TV 세 곳 뿐이다.
스트림즈차트와 트위치메트릭스, 아프리카TV 등의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해 LOL 월드 챔피언십의 한국 동시 시청자 수는 120만명이었다. 이는 역대 최다 동시 시청자 수이기도 하다. 이 중 트위치에서 약 50만명, 아프리카에서 약 33만명, 네이버에서는 약 27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시장 진출은 트위치와 아프리카TV, 특히 트위치 입장에서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위치는 지난해부터 한국 시청자에 한해 방송 최고 화질을 1080p(픽셀)에서 720p에서 낮추고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는 등 '비용 감축, 서비스 품질 약화' 정책을 펴고 있다.
올해 들어선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한국어 중계권을 포기하고 영어 등 해외 중계권만 계약했다. 트위치의 업계 라이벌 유튜브가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긴 했으나 국내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플랫폼이다. 자연히 네이버에도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유입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네이버는 음원, 뮤직비디오, 보이는 라디오 등 음악 관련 통합 서비스를 담당하던 사내 독립 기업 '튠CIC'를 '뮤직서비스' 조직으로 재편하고 동영상 관련 조직을 본사 쪽으로 흡수했다. 이러한 조치에 관해 네이버 측은 "전사적 차원에서 동영상 관련 서비스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선보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네이버는 고품질 1080p 화질을 지원하는 한 편 다시보기 서비스 또한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 측은 "당사가 오랜 기간 쌓아온 영상 콘텐츠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 팬들을 위한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 팬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