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공간형 컴퓨터’라고 강조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염가형 버전을 선보일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의 애플 전문가 마크 거먼은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이 1500~2500 달러(약 200만~338만 원)대의 보급형 비전 프로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지난 6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처음 공개한 애플의 첫 MR 헤드셋 제품이다.
전문가와 콘텐츠 개발자 등을 타깃으로 선보인 ‘공간형 컴퓨터’ 비전 프로의 발표 가격은 3499달러(약 470만원, VAT 별도)로, 발표 당시부터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에는 비싸다는 평을 받았다.
마크 거먼은 애플이 9년 동안 개발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비전 프로가 높은 가격으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 우려돼 보급형 비전 프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급형 비전 프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전면 외부 디스플레이를 제거할 전망이다. 외부 디스플레이가 없어지면 누군가 사용자에게 다가올 경우 외부 디스플레이에 사용자의 눈과 표정을 비춰주는 ‘아이사이트(EyeSight)’ 기능도 생략된다.
또한, 아이패드 프로나 최신 맥에 탑재하는 애플실리콘 M2 칩 대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에 탑재하는 A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도 다소 낮아진다. 그 외에도 외부 카메라와 센서 등의 수도 줄어들고, 내부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도 좀 더 낮은 것으로 교체된다.
블룸버그는 “저렴한 보급용 버전의 비전 프로도 싸지는 않지만, 2500달러대가 충분히 할인된 가격이라고 느껴지기 위해서는 아이폰 칩과 하드웨어의 변화가 좋은 소프트웨어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메타가 비전 프로에 며칠 앞서 발표하고 최근 출시한 MR 헤드셋 ‘퀘스트3’도 애플이 보급형 비전 프로를 개발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풀이한다.
퀘스트3는 기존 ‘퀘스트2’보다 비싼 499달러(공식 출시 가격 69만원)로 출시됐지만, 전작보다 대폭 향상된 화질과 성능에 이어, 비전 프로의 약 7분의 1 가격에 비전 프로의 핵심 기능 대부분을 비슷하게 구현 및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