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리그 오브 레전드(LOL) 국가대표단이 출국을 앞두고 평가전을 진행했다. 베트남, 대만 등 강호들과의 맞대결과 더불어 e스포츠 팬들과 함께하는 사전 팬미팅이 열렸다.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IVEX) 스튜디오에선 11일 '우리금융그룹 LOL 국가대표 평가전'이 개최됐다.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사전 팬미팅 개최와 함께 LOL 국가대표팀의 브랜드명 '워리어스(Warriors, 전사들)'가 공개됐다.
행사장에는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페이커' 이상혁, '쵸비' 정지훈,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 등 대표선수 6명과 '꼬마' 김정균 감독이 모두 참여했다. 진행자로 국내 프로 리그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의 고정 출연진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과 윤수빈 아나운서가 함께했다.
현장 관람객은 사전 추첨 형태로 총 45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을 위한 스티커 등 굿즈가 증정되고 포토존이 마련됐으며, 선수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메모지 형태로 사전 모집하거나 대표단이 현장에서 직접 치어풀(응원용 플래카드)을 선택하는 등 관람객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커플 손님을 포함 남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군복을 입고 현장을 찾은 김 모 병장은 "이번 팬미팅에 참여하기 위해 외출을 써서 현장에 왔다"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우승할 것이라 확신한다"는 말과 함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응원을 전했다.
이번 평가전은 LCK와 e스포츠 국가대표의 후원사인 우리금융그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LCK 사무국이 팬미팅을,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경기를 주관했으며 경기 중계는 전용준 캐스터와 김동준·강승현 해설위원이 맡았다.
경기에 초청된 두 팀 중 대만은 e스포츠가 시범 종목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 한국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한 강호다. 베트남 역시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단일 국가 프로리그 VCS(베트남 챔피언십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는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11일 오후 8시에 열린 베트남전은 3판 2선승제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에선 '페이커'와 '쵸비' 두 미드라이너 중 쵸비 선수가 출전했으며 1세트 킬 스코어 30:7, 2세트 킬 스코어 27:4로 일방적인 경기 끝에 상대를 격침했다. 이후 12일 같은 시간 대만과의 경기가 열린다.
베트남은 주전 서포터 '비에' 쩐둡히우가 건강 문제로 불참, 두 미드라이너 중 '카티' 당타인피가 서포터로 출전했다. 김동준 해설은 "베트남은 분명 온전한 전력은 아니었다"면서도 "전략 점검이란 의미에서 보면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평했다.
평가전에서 참패한 베트남은 이러한 결과를 예상한 듯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담담한 모습, 때로는 미소까지 보이며 질의에 응해 한국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국제 대회에 여러차례 얼굴을 비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베트남 팀의 주장 '리바이' 도두이칸은 경기 후 "한국은 예상했던 대로 상당한 강팀이었다"며 "한국 e스포츠의 열기를 느낄 기회를 준 협회와 후원사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스포츠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국가대표가 금메달을 딸 경우 선수들에게 예술·체육 요원으로 병역 대체 복무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 e스포츠 7개 세부 종목 중 LOL 외에도 배틀그라운드(배그) 모바일, 피파 온라인, 스트리트 파이터5 등 4개 종목에 한국 대표 선수들이 출전한다. 왕자영요, 몽삼국2, 도타2 3개 종목에선 국가대표가 선발되지 않았다.
7개 종목 중 2018년에 이어 올해에도 종목의 지위를 유지한 게임은 LOL과 왕자영요 2개 뿐이다. 한국 국가대표팀은 당시 중국 팀에 패하며 은메달을 거머쥐었으며, 당시 멤버 중 페이커·룰러 두 선수가 재차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16일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아시아 45개국에 더해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다. LOL 종목에는 한국, 중국, 대만, 베트남 외에도 마카오, 홍콩, 말레이시아, 미얀마,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스리랑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요르단, 인도, 일본, 카자흐스탄, 카타르, 쿠웨이트, 키르기즈스탄, 태국, 팔레스타인, 필리핀까지 총 24개국이 출전할 예정이다.
김정균 감독은 "국가대표라는 사명감 하나로 이 자리에 모였으며, 그에 걸맞은 금메달을 따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