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보급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금까지 밝혀온 것보다 한발 나아간 내연기관차 퇴출 방안을 추진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2032년까지 미국에서 출시되는 모든 신차 가운데 전기차의 비중을 67%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의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모든 신차의 절반으로 늘리는 목표를 담은 행정명령을 지난 2021년 8월 발표한 지 1년 8개월만의 일이다.
이는 아울러 지난해 기준으로 6%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난 전기차의 비중을 향후 10년 안에 10배 이상이나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어서 미국 관련업계는 물론 전세계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2030년까지 54~60%, 2032년까지 64~67%
이같은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곳은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
NYT는 8일(이하 현지시간) 낸 단독기사에서 마이클 레건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54~60%로 올리는데 이어 2032년까지 그 비중을 64~67%까지 더 끌어올리는 새로운 목표를 담은 내연차 퇴출 및 전기차 확대 계획을 오는 12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복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순수전기차가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로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야심찬 계획”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1년 서명해 발표한 행정명령에 비해서도 크게 나아간 목표”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순수전기차의 비율은 지난 2021년 3.2%였으나 지난해 들어 5.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바이든 정부가 제시한 목표와는 매우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든 정부, 왜 내연차 퇴출 행보 강화했나
바이든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유럽연합(EU)이 오는 2035년부터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내연기관 신차의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내연차 퇴출 방안에 합의한 것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NYT는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으나 현재 기준으로 볼 때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지킬 가능성이 큰 기업은 소수에 그치고 있어 전기차 업계 입장에서는 커다란 과제가 떨어진 셈”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전문매체 테슬라라티는 “EPA가 발표하게 될 방안이 미국 정부의 최종적인 계획으로 확정되려면 폭넓은 여론 수렴 과정과 정부 부처간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할 경우에도 이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PA 대변인도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발표한 행정명령에 따라 EPA는 내연차 퇴출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왔고 검토한 결과를 금명간 내놓을 계획”이라면서 “이후 관계부처간 논의와 국민과 업계의 여론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