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AI) 전문업체 오픈AI가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가 시선을 집중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의 일자리를 잠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매우 다양한 전망이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오면서 논란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챗GPT를 출시한 이래 화제의 중심에 서온 오픈AI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과 그동안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챗GPT를 개발한 주역과 전문가들이 협력해 연구한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공신력 있는 기준점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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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게는 美 노동인구 80% 영향받을 가능성
23일(이하 현지 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챗GPT가 미국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초기 단계의 검토’라는 연구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챗GPT 자체가 세상에 공개된 지 불과 몇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미국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에 초점을 맞춰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연구진은 특히 미 노동부의 일자리 관련 자료를 활용해 챗GPT의 확산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일자리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지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연구진이 잠정적으로 얻은 결론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미국에서 존재하는 일자리가 대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점.
이들은 연구 결과 챗GPT로 상징되는 AI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미국 노동인구의 최대 80%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노동인력의 최대 80%가 챗GPT 때문에 자신이 처리하고 있는 업무의 10% 이상에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노동인구의 19%에 대해서는 적어도 현재 처리하는 업무의 50% 정도에 챗GPT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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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봉자‧고학력자‧IT직종 종사자’ 가장 크게 영향받을 가능성
다른 하나는 그 가운데서도 특정 그룹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보고서는 고연봉자, 고학력자, IT 직종 종사자가 그 특정 그룹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즉 연봉이 높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IT 업종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할수록 챗GPT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는 것.
더 구체적으로는 각종 정보나 데이터를 처리하는 업무와 관련한 IT 직종일수록, 대학 졸업자일수록, 연봉이 8만 달러(약 1억원) 근처일수록 자신의 일자리가 챗GPT 때문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관련 기술자 △수학자 △금융분석가 △회계사 △세무대리인 △작가 △홍보대행사 △통번역사 △시인 △작사가 등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모두 화이트칼라 직종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점이다.
거꾸로 해석하자면 IT 관련 업종이 아닐수록, 고학력을 요구하는 직종이 아닐수록, 연봉이 낮은 일자리일수록 챗GPT의 영향권에서 멀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생산직으로 일하는 사람이나 농업 및 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