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에서 이른바 ‘나홀로’ 여성, 즉 결혼하지 않거나 결혼을 미루거나 결별한 뒤 혼자 사는 여성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국면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채워야 하는 일자리가 일하려는 사람보다 많아 계속되고 있는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사용자 대비 근로자의 교섭력이 우위를 점하는 현상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다 역대급으로 늘어나고 있는 나홀로 여성이 미국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현상이 겹쳐 일어나고 있다고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 ‘나홀로 여성’ 역대급 증가
포춘에 따르면 나홀로 여성이 역대급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통계당국의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주요 시중은행인 웰즈파고은행은 최근 발표한 ‘미혼 여성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 인구조사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통계를 인용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으로 미국의 18세 이상 성인 여성 가운데 미혼이거나 이혼한 뒤 혼자 있는 여성의 비율은 52%로 조사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
18세 이상 남녀 성인을 모두 합쳐 미혼이거나 이혼한 상태에 있는 경우도 46%로 높았지만 여성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특히 미혼 여성의 비율은 최근 10년 사이 무려 20%나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여성의 괄목할만한 노동참여율 증가세
웰즈파고은행의 보고서는 나홀로 여성이 역대급으로 증가한 결과 미국 경제계에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미혼 여성이 미국 경제의 향배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뜻이다.
가장 비근한 예가 노동시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나홀로 여성이 미국 전체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속도가 10년 전에 비해 3배나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64.7%,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여성의 참여율은 58.5~63.1%를 기록해 기혼 여성의 참여율 57.9%를 모두 제쳤다.
숫자로 따지면 지난 10년간 미국 노동시장에 새롭게 참여한 나홀로 여성만 470만명 수준일 정도로 미혼 여성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 현재 미국 노동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증가했다. 2012년 기준으로는 13.9%였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장 참여율 추이로 볼 때 남성의 경우 미혼이든 기혼이든 관계 없이 최대 2% 하락했고 기혼 여성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데 비해 미혼 여성의 경우는 1%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추이를 볼 경우에는 나홀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만 최대 폭인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처럼 지난 10년간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나홀로 여성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결과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한 문제를 겪어 온 미국 고용시장을 그나마 지탱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