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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I는 사람의 일자리 절대 뺏지 못할 것"

美 벤처투자업계 '큰손' 앤드리슨 "정부의 간섭·규제가 장애물"
‘스타트업 투자의 신’으로 통하는 마크 앤드리슨 앤드리슨 호로위츠 공동 창업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타트업 투자의 신’으로 통하는 마크 앤드리슨 앤드리슨 호로위츠 공동 창업자. 사진=로이터
챗GPT로 상징되는 인공지능(AI)의 획기적인 진화가 미래의 경제 지형은 물론이고 인류 문명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뜨겁다.

글로벌 경제계를 대표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마저도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을 정도.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핵심은 AI가 획기적으로 발전한 결과로 사람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인지 여부와 그 결과 향후 경제 지형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스타트 업계의 본산이자 혁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마크 앤드리슨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고 나서 관련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최초의 상용 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공동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으로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유명 벤처캐피털 투자업체 앤드리슨 호로위츠를 공동 창업한 앤드리슨은 페이스북, 트위터, 에어비앤비 등 오늘날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스타트업 투자의 신’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 앤드리슨 “기술혁신발 일자리 잠식 논란, 어제오늘 일 아냐”


6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앤드리슨은 전날 인터넷에 올린 ‘AI가 실업을 초래할 수 없는 이유’란 제목의 뉴스레터에서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그 이유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그는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련 경제사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오히려 정부 차원의 과도한 간섭이나 규제가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앤드리슨은 “기술 발전으로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그래서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걱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 수백 년간 늘 있었던 일”이라면서 “그러나 우려와는 정반대로 자본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일자리는 계속 늘었고 임금도 계속 상승했다”고 전제했다.

그는 특히 최근 20년간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업의 이른바 ‘아웃소싱’이 일반화되고 로봇으로 상징되는 자동화가 생산 현장에서 확산되면서 사람의 일자리가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제기됐으나 인류 역사상 일자리가 가장 많아지고 임금 수준도 가장 높아지는 최고의 경제 발전을 이루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앤드리슨은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란은 아웃소싱과 자동화와 관련된 논란에 이어 세 번째 논란에 해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 역시 기우(杞憂)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입장인 셈이다.

◇ 앤드리슨 “TV는 100달러, 대학 졸업장은 100만 달러” 개탄


AI발 경제 충격파에 대한 우려는 경제 발전의 실제 추이를 보면 충분히 불식될 수 있다는 게 앤드리슨의 논리다.

그가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주요하게 내세운 근거는 미국의 공공정책 싱크탱크로 유명한 미국기업연구소(AEI)가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다.

최근 22년간 미국의 물가 추이를 분석한 이 보고서의 골자는 그사이 가장 많이 오른 물가가 병원 치료비로 나타난 반면, TV 가격은 정반대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

보고서는 TV 제조를 비롯해 아웃소싱이 활발한 분야에서는 생산 원가가 꾸준히 내려 소비자 가격이 떨어진 데 비해 병원 치료비처럼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분야에서는 그러지 못해 비용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일반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앤드리슨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간섭이 기술 혁신을 가로막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EI 보고서에서 확인된 최근 22년간 물가 추이는 TV, 컴퓨터 소프트웨어, 휴대폰 생산 등 정부의 개입이 적은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 혁신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지속적으로 생산 원가가 낮아지고 품질은 개선되는 결과를 낳아온 반면에 정부가 깊이 개입하고 있는 교육, 보건의료, 주택 등의 분야에서는 기술 혁신의 여지가 사실상 차단돼 있기 때문에 비용이 떨어지는 것이 불가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앤드리슨은 이 같은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새삼 드러났음에도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모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벽면을 채울 정도로 커다란 최신형 TV의 가격은 100달러(약 13만원) 선으로 떨어진 반면, 4년제 대학 졸업장을 따는 데 드는 돈은 100만 달러(약 13억원)나 되는 오늘날의 문제를 제도적으로 뜯어고치기는커녕 고쳐야 하겠다는 생각조차 하는 사람이 없다”고 개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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