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 98%, 3월과 5월에도 동결 전망 우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금리를 서둘러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으나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이를 일단 거부할 게 확실시된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는 28, 29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연준의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할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미국 경제의 진로가 결정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연준의 통화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과 사실상의 이민 봉쇄, 수입세(duties) 증세, 오는 2월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 관세 부과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금리가 많이 내려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5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도 "유가 인하와 함께 즉각적인 금리 인하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준이 말을 들을 것 같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들보다 금리에 대해 더 잘 잘고, 그 결정을 주로 내리는 사람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라며 "그들의 안내를 많이 받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준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관이다. 그렇지만,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무역 등에 관한 정책 추진으로 물가와 고용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연준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한 경제 전망 속에서 일단 1월 FOMC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추이를 관망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로이터는 “연준이 지난달 17, 18일 열렸던 FOMC 회의 이후 경제 상황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인플레이션은 그 속도가 느리지만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는 추세이고, 실업률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연준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 힘겨루기에서 대체로 파월 의장을 더 신뢰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압박해도 금리에 민감한 채권 시장이 동요하지 않고 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5일 오후 현재 연준이 오는 29일 기준 금리를 현행대로 4.25~4.5%로 동결할 가능성이 97.9%, 0.25% 인하 가능성이 2.1%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1월 17일 당시와 동일한 수치다. 금리 선물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주장이 연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오는 3월 18, 19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도 금리 동결 가능성이 72.4%, 0.25% 인하 가능성이 27%로 나타났다. 이것 역시 일주일 전과 동일한 확률이다. 올해 세 번째로 5월 6, 7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도 금리 동결 가능성이 52.8%, 0.25% 인하 가능성이 39.3%로 동결 확률이 더 높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