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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커피 한잔에 ‘9500원’ 하는 나라 어딘가 했더니

스타벅스 커피 가격으로 살펴본 전세계 물가 지도 '스위스 1위'…구매력 고려하면 미국이 가장 저렴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3-02-26 13:03

스타벅스 커피 가격으로 살펴본 전세계 물가 지도. 사진=비주얼캐피털리스트/세이빙스폿이미지 확대보기
스타벅스 커피 가격으로 살펴본 전세계 물가 지도. 사진=비주얼캐피털리스트/세이빙스폿

전세계적으로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똑같은 제품이라도 나라마다 가격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다. 물가 상승폭이 국가별로 다를뿐 아니라 환율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가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을 기준으로 전세계 물가를 비교해봤다.

스타벅스 커피는 맥도날드 햄버거만큼이나 전세계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커피라는 점에서 물가를 비교하기에 적합한 대표적인 소비 품목이다. 스타벅스는 전세계 80개국에서 약 3만2000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체인 맥도날드 다음으로 매장이 많다.

비교 작업은 미국의 개인금융 전문업체 세이빙스폿이 지난해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스타벅스의 대표 메뉴에 속하는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 가운데 ‘대용량 카페 라떼’를 기준으로, 미국 달러로 환산한 것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세계에서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는 어디고 가장 싼 나라는 어디인지 들여다 본 결과 가장 비싼 곳은 스위스, 가장 싼 곳은 튀르키예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7.17달러로 압도적 1위…최저 튀르키예보다 5배 가까이 비싸

이번 분석 결과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은 스위스가 커피 값에서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의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무려 7.17달러(약 9500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가장 저렴한 곳으로 나타난 튀르키예의 1.31달러(약 1700원)와 비교하면 약 4.5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스위스 다음으로 가장 비싼 나라는 덴마크로 6.55달러(약 8600원)를 기록했고 핀란드가 5.67달러(약 7500원), 홍콩이 5.52달러(약 7300원), 룩셈부르크가 5.51달러(약 7260원), 프랑스가 5.36달러,(약 7060원) 영국이 5.31달러(약 7000원), 노르웨이가 5.08달러(약 6700원)로 그 뒤를 이었다.

스타벅스의 본산지인 미국이 3.26달러(약 4300원)로 중간 정도를 차지한 가운데 필리핀이 미국과 같은 수준을 보였고 일본이 3.57달러(약 4700원), 베트남이 3.42달러(약 4500원), 뉴질랜드가 3.34달러(약 4400원) 등으로 미국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난데 비해 인도네시아가 3.08달러(약 4000원), 러시아가 2.91달러(약 3800원), 이탈리아가 2.84달러(약 3700원)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4.11달러(약 5400원)로 전체적으로 상위권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이 4.23달러(약 5600원), 호주가 3.97달러(약 5200원)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홍콩, 4.90달러(약 6500원)를 기록한 싱가포르, 4.86달러(약 6400원)를 기록한 대만 순으로 가격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저개발 국가일수록 커피 가격이 저렴한 것이 일반적인데 비싼 순으로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이 21위라는 낮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구매력 적용한 순위로는 미국 가장 비싸고, 캄보디아 가장 저렴


구매력 대비 스타벅스 가격 국가별 순위. 사진=비주얼캐피털리스트/세이빙스폿이미지 확대보기
구매력 대비 스타벅스 가격 국가별 순위. 사진=비주얼캐피털리스트/세이빙스폿


이는 구매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게 비주얼캐피털리스트의 설명이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전세계 스타벅스 커피 가격을 단순히 달러화로 환산한 것을 비교한 것만으로는 물가를 비교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라마다 소비자의 구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비교해야 좀더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한 나라의 총 가구 중 소득 순으로 순위를 매긴 후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을 말하는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하루 벌이를 계산한 뒤 이 수입액을 스타벅스 가격과 비교한 결과 순위가 크게 달라졌다.

그 결과 미국의 경우 2.1%를 차지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커피 한잔 가격을 중위 소득자 기준으로 하루에 버는 돈과 비교하면 2.1%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는 뜻이다.

미국 다음으로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덜 부담스러운 곳은 노르웨이와 오스트리아로 하루 중위 소득 대비 스타벅스 커피 가격의 비중이 공히 3.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중동권 경제강국 카타르와 룩셈부르크가 똑같이 3.3%, 벨기에와 호주가 똑같이 3.4%, 뉴질랜드가 3.5%, 싱가포르가 3.7%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나라에서는 커피 가격이 어느 수준이든 관계없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지출 부담이 적다는 뜻이다.

반대로 커피 한잔 먹기에도 부담이 가장 큰 나라는 무려 86.1%를 기록한 캄보디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번 돈의 86.1%를 써야 스타벅스 한잔을 마실 수 있다는 뜻이다.

캄보디아 다음으로 비싼 곳은 71.3%를 기록한 인도로 조사됐고 베트남이 57.7%, 엘살바도르가 45.7%, 볼리비아가 39%,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공히 34.3%로 그 뒤를 이었다. 아직 경제적으로 후진국에 속하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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