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이 오는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되는 것으로 총 174개국 3000여 개사가 참여한다.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SK그룹, 현대모비스 등을 포함해 약 550여 개가 참여하고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은 가전,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 다양한 미래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CES 2023은 '비 인 잇(Be in It·빠져들라)'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CES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1년에는 54년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지난해에는 일부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만큼 3000여 기업들의 미래 기술 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23 기조연설자로는 미 반도체 기업 AMD의 리사 수 회장, 올리버 칩세 BMW그룹 회장, 미 농기계 제조업체인 존디어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등이 나선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농기계 회사와 자동차 기업의 수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는 점이다. 존 메이 CEO는 '기술은 어떻게 세상을 먹여 살릴 수 있는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BMW와 스텔란티스는 각각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는 향후 미래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한다. CES 역사상 농기계 회사 수장이 기조연설에 참여한 적이 없었고 자동차 회사 또한 다른 분야보다도 꾸준히 기조연설자 명단에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크게 가전과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TV에서 시작해 냉장고 등 여러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선보인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초(超)연결 시대'를 주제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비롯해 프리미엄 가전인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민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직접 나서 이번 행사를 챙긴다. 한 부회장의 경우 4일 예정된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 대표 연사로 나서 향후 가전제품의 미래를 제안할 예정이다. 한 부회장은 "연결은 보다 쉬워지고, 개개인의 맞춤 경험은 AI로 더욱 정교해지며, 기기 간 연결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2세대 라인업을 비롯해 LG 올레드TV, 새로운 미니멀 디자인 가전 등을 공개한다. 업(UP) 가전의 해외 브랜드 씽큐 업도 선보인다. LG전자 역시 가전계열 CEO들이 총출동한다. 조주완 대표이사를 비롯해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사장, 김병훈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 등이 CES를 찾는다. 올해 양사의 스마트홈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을 전시한 것도 관심 포인트다. 이는 지난해 로봇이 활용된 가전제품을 선보인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SK그룹과 현대모비스가 주축을 이룬다. 먼저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등 8개 관계사와 글로벌 파트너사가 공동으로 '행동’을 주제로 전시장을 꾸린다. 모빌리티 분야 중 이들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2차전지와 충전기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인 SK온은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중 가장 빠른 충전 속도를 갖춘 SF배터리, SK E&S는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 COVE, SK시그넷은 표준형 초급속 충전기 신제품 V2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운다. SK그룹에서도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현대모비스는 '우리가 가는 길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기에'를 주제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콘셉트 모델인 엠비전 TO와 엠비전 HI 등을 선보인다. 최근 사명을 HD현대로 바꾼 현대중공업그룹은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주제로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