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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도 진땀 흘린 K-배터리...하반기엔 반등할까

K-배터리 캐즘에 2분기에도 큰 수익성 개선 어려워
하반기 유럽·미국 등 주요 전기차 시장 전망 엇갈려
9월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시장 위축 우려 커져

국내 배터리 셀 제조 3사 실적 그래프.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배터리 셀 제조 3사 실적 그래프.
올해 2분기에도 국내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전 분기 대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며, 적자인 SK온과 삼성SDI 역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하반기 주요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3055억원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3738억원)보다 약 700억원가량 줄었다. 이마저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회사는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북미 등 주요 지역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보수적으로 재고를 운용하고 있고, 중국산 배터리의 침투도 심화해 출하량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며 "특히 AMPC 수취 금액이 1년 내 최저 수준인 3665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K온과 삼성SDI의 상황도 비슷하다. SK온은 1700억~18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직전 분기(2993억원) 대비 손실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삼성SDI 또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 현상으로 셀 업체들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주력 시장인 유럽과 북미의 온도 차 때문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5월 유럽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70만1089대로, 유럽연합(EU) 전체 자동차 시장의 15.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1%)보다 3.3%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특히 유럽 전기차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독일이 이달부터 법인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판매 증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지난해 침체 이후 유럽 전기차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2025년에는 호황기를 맞으며 강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북미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배터리 업체들의 주요 고객새 중 하나인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4만453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포드, 테슬라 등 다른 주요 업체들도 주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미국 상원을 통과하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9월 끝난다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차량 가격이 더 비싸져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고 이는 배터리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조금이 지급되는 3분기에 깜짝 반등할 수 있지만, 이후 시장은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보조금 폐지로 캐즘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현수 KB증권 연구원도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인해 수요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기대했던 연평균 30%대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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