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1% 올라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폭 상승 기록을 세웠으나 ‘식료품 인플레이션’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0.6%가 올라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 행진을 계속했다.
식료품 가격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한다. 날씨, 곡물 작황, 공급망,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 등이 모두 식료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올려도 식료품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CNN 비즈니스가 1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지난 11월에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품목의 가격이 급등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등의 여파로 달걀 가격이 49.1%가 치솟았다. 우유는 공급난으로 인해 27%가 올랐다. 밀가루는 24.9%, 빵은 15.7%, 커피는 14.6%, 닭고기는 12%, 채소류는 9.7%가 뛰었다.
육류는 채소류보다는 가격 상승 폭이 낮았다. 소고기는 8.1%, 비프스테이크는 7.4%, 돼지고기는 5.1%가 오르는 데 그쳤다.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미국 만의 현상이 아니라 선진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소속 38개국의 올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평균 상승률은 10.7%로 집계됐다. OECD 전체로 보면 10월 식료품 가격은 16.1% 상승해 9월(15.3%)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74년 5월 이후 48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1%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8%가 넘었던 CPI 상승률은 10월 7.7%로 둔화한 데 이어 11월에는 7%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2%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2%의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최소치이다.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7.1% 각각 올랐다. 다만 주거 비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최근 4개월간 가장 낮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