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에 고물가 위기 속 가계 부담마저 커지자 외식 대신 집에서 간단한 간편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간편식의 형태도 소비자 니즈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8년 3조 2000억원이던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들어 5조원을 넘어섰다. 간편식이 빠르게 일상 속에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들의 니즈 도 세분화 되고 있다.
간편한 조리가 장점인 가정간편식(HMR)부터 조리 전 식재료의 형태로 제공돼 취향대로 즐기는 밀키트에 유명 맛집, 레스토랑에서 즐기던 메뉴를 집에서 맛 보는 레스토랑 간편식(RMR)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레스토랑 간편식(RMR)의 등장은 메뉴 개발에 대한 기술, 노하우, 상표, 디자인 등을 상품화할 수 있는 총체적 권리를 뜻하는 '푸드 IP'란 용어까지 만들어냈다.
간편식 시장에선 식품·외식 업계간 주도권 잡기위한 치열한 경쟁과 함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차별화된 컬래버레이션(협업) 전략까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미슐랭 식당부터 유명 셰프, 노포 식당, 유튜버, 캐릭터까지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이어지는 것.
실제, RMR 브랜드인 캐비아(KAVIAR)는 150개의 푸드 IP를 경쟁력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삼원가든'과 '안동국시'를 비롯해 미슐랭 레스토랑 '레스쁘아 뒤 이부', 스타 셰프 정호영이 운영하는 '우동카덴' 등 폭넓은 분야의 맛집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간편식을 출시 중이다. 최근에는 1959년 개업해 3대째 명맥을 이어온 노포 '서린낙지'와 함께 '매운낙지볶음', 해운대 맛집 '하숙집'과 손잡고 '쭈꾸미 삼겹살', '불향가득 갑오징어볶음' 등 RMR 상품도 내놨다.
편의점 CU는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도구리(DOGURI) 캐릭터를 활용해 간편식품, HMR 등 총 15종의 상품들을 판매한다. 또한 '야키토리 묵' '정육면체' '화해당' 등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에 소개된 대표 맛집들과 컬래버레이션도 이어가며 레스토랑 간편식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내놓고 있다.
GS리테일의 간편식 브랜드 '심플리쿡'의 경우 165만 명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 '승우아빠'와 손잡고 차별화된 간편식 메뉴 3종을 선보였다. 오뚜기도 채식 레스토랑 '두수고방'과 협업을 통해서 '두수고방 컵밥·죽' RMR 제품 8종을 출시하면서 이색 협업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위기 속에서 가계의 부담이 커지자 합리적 가격으로 가심비(가격 대비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마음의 만족감)를 충족시키는 간편식 전성시대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 된다”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이색 컬래버레이션이 간편식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