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디어 검열 기구 국가신문출판서가 올 들어 다섯번째로 온라인 게임 출시 허용 출판심사번호(판호)를 발급했다. 그간 판호 대상에서 배제됐던 텐센트와 넷이즈도 목록에 포함됐다.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13일까지 심사를 마친 게임 총 73개의 목록을 공개했다. 이번 게임 목록에는 텐센트의 모바일 캐주얼 게임 '건강보위전(영문명 Health Defense Battle)', 넷이즈의 모바일 농구 게임 '전명성가구파대(영문명 Street Ball Allstar)' 등이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게임업계를 다방면으로 옥죄어왔다. 관영신문에서 연달아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는 등 비판을 쏟아내는가 하면 선정적 콘텐츠 검열, 셧다운제 강화, 게임사의 M&A(인수합병) 중지 권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
신화통신·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지난해 9월 "중국 정부 측이 게임계 관계자들과 진행한 웨탄(예약면담)서 '당분간 판호 발급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고 보도했다. 그해 7월 22일 이후 국가신문출판서는 판호를 발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 4월 들어 45개 온라인 게임에 내자 판호를 발급한 데 이어 6월부터 9월까지 매달 판호를 발급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발급한 온라인 게임 판호는 총 315개다.
홍콩 매체 남화조보는 "게임계의 성장 둔화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시장 분석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중국 게임계의 총 매출은 올 상반기 기준 1478억위안(약 29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반기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베이징 소재 데이터 분석사 칸동의 장슈러 연구원은 "판호에 포함된 텐센트의 '건강보위전'은 매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장르의 게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게임정책 기조가 친 기업적 방향으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내 게임시장을 가로막는 '천장'들이 남아있는 만큼 단순히 판호를 많이 내주는 것이 호재라고 볼 수는 없다"며 "정책 면에서 지속적 변화가 있지 않는 한, 게임사들의 '탈 중국'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